통신·압수수색 영장 부실 신청…검찰 "통상적인 절차와 달라"
고소 접수 4개월여 뒤 '뒷북' 압수수색 논란…"일부 사실 아냐"
(청주=연합뉴스) 박건영 이성민 기자 = 아동 성매매 혐의를 받는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을 수사 중인 경찰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수사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이르기까지 수사 과정 곳곳에서 허점이 노출되면서 경찰 수사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모양새다.
22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7월 9일 최 전 의원에 대한 통신영장을 신청했다.
당시 최 전 의원이 피해 여중생에게 다른 친구를 소개해 달라고 말한 점 등으로 미뤄 추가 피해자가 있을 수 있으니 이를 확인해보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런 이유에서 경찰은 특정된 최 전 의원의 범행 기간(2024년 10월∼2025년 10월)이 아닌 통신사의 통화내역 최대 보존기간인 최근 1년 치(2025년 7월∼2026년 7월) 통신내용 조회를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영장에 추가 피해자와 관련한 범죄사실이나 통신 조회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은 본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별건 범죄를 확인하기 위한 모색적·탐색적 영장이라고 판단해 이를 기각했다.
피해 여중생이 당시 최 전 의원의 요구를 거절해 추가 피해자가 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소명이 부족했던 데다가 범행 시기와도 동떨어져 있어 영장을 집행했다간 자칫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통신영장은 인권 침해 우려가 커 '최소 침해의 원칙'에 따라 범행 시점을 중심으로 필요한 기간을 특정해 신청하는 게 일반적이다.
청주지검은 "범행 시기와 조회 대상 기간이 일부 중첩되기는 하지만, 경찰이 요청한 통화 내역은 범행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기간까지 포함한 최근 1년 치였다"이라며 "통화 내역만으로 추가 피해자나 성범죄 여부를 특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한 뒤 필요하면 별건 영장을 받아 수사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압수수색 영장 신청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8일 SNS를 둘러보던 중 최 전 의원이 회사원이 아니라 시의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튿날 통신영장과 함께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경찰이 제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최 전 의원의 직업이 시의원이 아닌 '회사원'이라고 적혀 있었고, 압수 대상에는 시의회와 지역구 사무실이 빠진 채 최 전 의원이 다닌다고 진술한 회사와 주거지, 차량, 최 전 의원의 신체만 기재돼 있었다.
이마저도 최 전 의원이 해당 회사에 재직 중인지, 차량이 실제 그의 소유인지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누락된 상태였고, 심지어는 휴대전화를 압수하겠다면서 대상을 그의 신체에만 국한해 영장에 기재한 상태였다.
검찰은 최 전 의원의 재직 여부나 차량 소유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하고, 휴대전화 압수수색 대상 역시 신체뿐 아니라 의류와 가방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라는 취지로 영장을 돌려보냈고, 결국 경찰은 이를 보완해 13일 영장을 다시 제출, 이튿날 발부받았다.
경찰은 절차상 착오로 인해 이미 만들어 놨던 영장을 잘못 제출한 것이었다고 밝혔으나, 압수수색 대상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영장을 신청했다가 절차만 지연된 셈이다.
경찰은 또 압수수색 당일에는 압수수색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이를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경찰은 구속 사유도 명확히 소명하지 못한 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검찰이 반려 취지의 의견을 전달하자 접수를 취소한 것이다.
경찰의 늑장 수사 논란도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피해 여중생으로부터 지난 2월 고소장을 접수한 후 최 전 의원에게 5∼6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최 전 의원이 변호사 선임 등을 이유로 출석을 미루자 이를 기다리다가 5월이 돼서야 그를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최 전 의원에게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했으나, 사설 포렌식 업체에 휴대전화를 맡긴 뒤 결과물을 '셀프 제출'하겠다는 최 전 의원의 말만 믿고 강제수사에 나서지 않았다가 약 4개월여 만에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최 전 의원의 휴대전화는 그가 피소된 이후 새로 출시된 새 기종의 휴대전화로 교체된 상태였다.
통상 아동·청소년 성범죄 사건은 고소인 조사를 마친 뒤 휴대전화 등 전자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먼저 집행하고, 분석 과정에서 추가 피해자나 여죄가 확인되면 별도의 압수수색·통신영장을 집행하는데, 이번 사건은 이러한 통상적인 수사 절차와는 달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청주지검은 "사안이 중대한 만큼 경찰과 협력해 최대한 수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일부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지만,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수사 과정에 일부 미진했던 부분이 있던 점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pu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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