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연택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투자자 손실과 변동성 논란에 휩싸인 사이, 커버드콜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월분배 수요를 타고 몸집을 키우고 있다. 상승 여력 일부를 내주는 대신 콜옵션 매도로 받은 프리미엄을 분배 재원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상장 ETF 61개의 순자산총액은 26조8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2일 52개 상품의 순자산총액 15조1087억원과 비교하면 10조9720억원, 72.6%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새로 상장된 9개 상품의 순자산총액은 2조686억원이었다. 연초부터 거래된 기존 52개 상품의 순자산도 8조9033억원 증가했다. 신규 상품이 추가된 효과보다 기존 상품의 순자산 증가분이 더 컸다.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둘러싼 논란은 커버드콜 시장의 성장세와 대비된다. 지난 5월27일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반도체주가 급락하면서 손실이 빠르게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구조여서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이 확대되지만 하락할 때는 손실도 같은 배율로 커진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매수 시점에 따라 투자 성과가 갈릴 수 있다.
반면 커버드콜은 주식이나 지수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일정 가격에 이를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매도하고, 그 대가로 받은 프리미엄을 배당금 등과 함께 분배 재원으로 활용한다.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 옵션 프리미엄도 커질 수 있다. 주가가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는 횡보장에서는 기초자산의 배당과 옵션 프리미엄을 통해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하락장에서는 프리미엄이 손실 일부를 상쇄한다.
월분배 수요가 커지면서 운용사들은 옵션 매도 방식과 기초자산을 세분화하고 있다. 월 단위 옵션뿐 아니라 만기가 짧은 위클리·데일리 옵션을 반복해서 매도하거나 목표수익률에 맞춰 매도 비중을 조절하는 타깃형 상품이 활용된다. 액티브형은 시장 흐름에 따라 편입 종목과 옵션 매도 비중, 행사가격을 탄력적으로 바꾼다.
상승 참여 폭을 높이려는 상품은 옵션 매도 비중을 낮추거나 기초자산보다 높은 행사가격의 외가격(OTM) 옵션을 활용한다. 행사가격을 현재 가격에 가깝게 설정하거나 옵션 매도 비중을 높이면 프리미엄은 늘지만 기초자산 상승에 참여할 수 있는 폭은 줄어든다.
다만 최근 성과는 기초자산에 따라 엇갈렸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주 PLUS 고배당주위클리커버드콜은 4.9%,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2.7%, RISE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은 2.6% 상승했다. 금융주와 고배당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상품도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반도체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는 같은 기간 11.9% 하락했다. 일반형인 TIGER 반도체TOP10의 하락률 11.1%보다 낙폭도 컸다. 옵션 프리미엄을 확보하더라도 기초자산과 편입 종목의 하락 폭이 크면 손실을 모두 상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상승장에서도 수익 참여 폭은 제한될 수 있다. 기초자산이 옵션 행사가격을 넘어서면 보유 주식에서 발생한 이익 일부가 콜옵션 매도 손실로 상쇄되기 때문이다. 옵션 매도 비중이 높고 행사가격이 현재 주가와 가까울수록 프리미엄은 늘지만 상승분을 따라가는 폭은 줄어든다.
표시된 분배율을 실제 투자수익률로 해석하기도 어렵다. 커버드콜 ETF의 분배금에는 옵션 프리미엄 외에 배당과 실현손익, 자본 환급 등이 포함될 수 있고 상품별로 분배율 산출 기준도 다르다. 분배금을 지급하더라도 기준가격 하락 폭이 더 크면 총투자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투자자 관점에서는 상품명이나 월 분배율보다 기초자산, 옵션 운용 방식, 분배 재원, 총투자수익률, 비용, 세후 성과를 종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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