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가수였던 고 유채영의 남편이 아내의 12주기를 앞두고 팬카페에 남긴 편지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예전처럼 매일 슬퍼하며 살지는 않는다"면서도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다"는 담담한 고백은 오랜 시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이 겪는 애도의 과정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20일 고인의 남편은 팬카페에 '이번엔 비 안 오는 날 골라서 천천히 갈게 왜냐면…'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아내를 떠나보낸 이후 매년 기일 때마다 이런 편지를 올려왔었다.
고인의 남편은 "아가, 많이 기다렸지? 오랜만에 편지 쓰네"라고 운을 뗀 뒤 "너 없는 세상도 나에게는 살아가야 하는 곳이라 이런저런 일들이 많다 보니 이제는 예전처럼 매일 자기를 기억하며 살지는 않는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떠난 지 12년이 지났지만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지나도, 내가 죽어서도 기억할 수 있다면 계속 기억할 것"이라며 "예전처럼 슬퍼만 하면서 살지는 않지만 보고 싶고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라고 고백했다.
고 유채영의 마지막 길 / 뉴스1
특히 자신을 걱정하는 팬들을 향한 진심도 전했다.
그는 "아직도 내가 매일같이 슬퍼하며 우울하게 살고 있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보고 싶고 그립고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지만 예전처럼 힘들고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채영이를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이제는 제 걱정은 많이 안 하셔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편지에는 두 사람이 함께했던 추억도 담겼다.
그는 "우리가 함께했던 차를 죽을 때까지 갖고 있고 싶었는데 친구에게 빌려줬다가 사고가 나 결국 17년 만에 폐차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대신 "18년째 함께한 오토바이는 끝까지 간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아직 차가 없어서 비 오는 날은 못 간다. 비 안 오는 날 오토바이를 타고 갈 테니 기다려, 내 사랑. 곧 보자"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겨 먹먹함을 더했다.
고 유채영은 2008년 10년간 교제한 한 살 연하의 비연예인과 결혼했다. 하지만 2013년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고 긴 투병 끝에 2014년 7월 24일 향년 40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 유채영 영정사진 / 뉴스1
위암, 한국에서 여전히 많이 발생하는 암 가운데 하나
위암은 위 점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초기 위암에서는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잘되지 않는 느낌, 식욕 저하, 가벼운 복통 정도만 나타나거나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체중 감소, 지속적인 복통, 구토, 흑색변, 빈혈,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다른 소화기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위암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위암 발생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가장 잘 알려진 위험요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헬리코박터균을 위암의 주요 발암 요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짠 음식과 탄 음식의 과도한 섭취, 가공육 위주의 식습관, 흡연, 과도한 음주, 가족력,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등이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해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위질환이 있는 사람은 의료진과 상담해 개인 위험도에 맞는 검진 계획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조기 위암은 내시경 절제술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진행된 위암은 수술과 함께 항암치료, 표적치료, 면역항암치료 등을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흐른다고 슬픔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심리학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의 슬픔을 '애도'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시간이 지나면 슬픔을 완전히 극복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애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처음에는 상실감이 삶 전체를 덮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은 회복되고 슬픔의 강도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지속적 유대' 이론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떠난 사람을 억지로 잊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 관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가는 것이 건강한 애도의 한 형태라는 의미다. 사진을 간직하거나 편지를 쓰고, 기일마다 찾아가는 행동도 이러한 과정의 일부로 해석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일을 찾고 편지를 쓰는 행동이 갖는 의미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글로 적거나, 떠난 사람에게 안부를 전하는 의식은 상실감을 인정하고 현재의 삶을 이어가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애도 상담에서는 편지 쓰기나 추억 기록하기, 사진을 보며 기억을 정리하는 활동을 치유 과정의 하나로 활용하기도 한다.
반대로 슬픔을 무조건 참거나 "이제는 잊어야 한다"며 감정을 억누르면 오히려 우울감이나 불안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잊는 것"보다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
최근 심리학은 애도의 목표를 '잊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 속에서 고인을 기억하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 본다.
고인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게 되고, 추억을 이야기해도 견딜 수 있으며, 자신의 삶도 계속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 역시 건강한 애도의 모습이다. 슬픔과 일상을 함께 품고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회복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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