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지능은 단순한 건강정보 습득을 넘어 자신의 건강 수치를 선별하고 해석해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이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핵심 건강지표를 스마트기기로 꾸준히 확인하며 변화에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이해와 관리가 만성질환 조기 발견과 예방에 도움을 준다.
과거에는 병이 생긴 뒤 병원을 찾았다면, 이제는 질병이 발생하기 전부터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웨어러블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심박수·수면·활동량 등을 일상적으로 확인하고, 혈압계와 혈당측정기 등으로 직접 건강 수치를 관리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건강 데이터가 넘쳐나는 것에 비해 관련 숫자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면 불안과 혼란이 커질 수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김유미 과장은 “건강지능은 단순히 건강정보를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적절히 해석해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이라며 “예방과 개인 맞춤형 관리의 출발점은 건강 수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고 설명했다.
◇ 반드시 알아야 할 건강 지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건강지능의 핵심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평소 자신의 건강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이전과 다른 변화가 나타났을 때 이를 이상 신호로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스마트워치, 체성분 분석기, 가정용 혈압계와 혈당 측정기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건강지능의 핵심 수치는 흔히 자기혈관 숫자 3인방이라 불리는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이다. 질병관리청이 2025년 발표한 자기혈관 숫자알기에 따르면 정상혈압은 수축기혈압 120mmHg, 이완기혈압 80mmHg 미만이다. 혈압은 운동·카페인·흡연·긴장·수면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한 번의 측정값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가정에서 혈압을 잴 때는 측정 전 최소 5분간 안정을 취하고, 등을 기대고 앉아 팔을 심장 높이에 둔 채 발바닥을 바닥에 붙여야 한다.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소변을 본 뒤 식사와 약물 복용 전에 재고,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측정하는 것이 권장된다. 매번 1분 간격으로 두 차례씩 측정해 평균을 기록하면 일시적인 상승과 지속적인 이상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복혈당은 100mg/dL 미만이 정상이다. 100~125mg/dL는 공복혈당 장애에 해당하며,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이 의심되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다만 전형적인 고혈당 증상이 없다면 다른 날 검사를 반복하거나 당화혈색소, 경구포도당부하검사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수면 부족과 급성질환, 심한 스트레스, 일부 약물도 일시적으로 혈당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총 콜레스테롤은 200mg/dL 미만, LDL 콜레스테롤 130mg/dL 미만, 중성지방 150mg/dL 미만이 권장 기준이다. 다만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만성콩팥병 등이 있으면 LDL 콜레스테롤을 일반적인 참고치보다 더 낮게 관리해야 하므로 개인별 목표는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여기에 체성분 지표도 함께 살펴야 한다. 국내 성인의 BMI가 25kg/㎡ 이상이면 비만으로 정의한다. 허리둘레는 남성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에 해당한다. BMI는 키와 체중의 관계를, 허리둘레는 복부 내장지방의 정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므로 어느 한 지표만 보기보다 함께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육량과 골격량은 연령과 성별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절대값보다는 지속적인 감소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고령층의 지속적인 근육 감소는 근력 저하와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 숫자는 몸의 변화 확인할 수 있는 경고 역할
스마트워치로 확인하는 심박수와 활동량, 수면 시간은 생활습관과 신체 상태의 변화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일반적인 성인의 정상 범위는 분당 60~100회다. 다만 심박수는 운동, 카페인 섭취, 탈수, 발열, 스트레스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평소와 다른 변화가 반복되거나 두근거림·흉통·호흡곤란·어지럼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전문의와 상의하도록 하자.
수면 역시 건강지능의 중요한 축이다. 성인의 적정 수면 시간은 하루 7~9시간이며, 단순히 오래 자는 것보다 깊은 수면 비율과 야간 각성 횟수가 중요하다. 충분히 잤는데도 낮 동안 피로와 졸림이 지속된다면 수면의 질을 점검해야 한다.
다만 건강 수치를 해석할 때는 숫자에 과도하게 몰입하거나, 반대로 반복되는 이상 신호를 무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웨어러블 수치는 질병을 확진하는 진단 도구라기보다 몸의 변화를 알아차리게 하는 경고등에 가깝다. 하나의 수치만으로 질병을 단정하거나 인터넷 정보를 바탕으로 자가진단을 반복하면 오히려 건강 불안이 커질 수 있다.
김유미 과장은 “정상 범위를 알아두고, 평소와 다른 수치가 반복되거나 변화가 클 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현명한 관리법”이라며 “건강 수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만성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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