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상원기자]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로봇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제조 현장을 시작으로 서비스와 가정용 시장까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휴머노이드 로봇에 들어갈 핵심 부품 공급망으로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로봇 사업을 총괄하는 신규 조직 'RX(Robotics eXperience)'를 출범시켰다. RX는 분산돼 있던 로봇 연구와 사업 기능을 통합해 중장기 전략 수립부터 기술 개발, 제품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사장이 직접 조직을 관할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삼성 로봇사업은 우선, 범용 휴머노이드 플랫폼 개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생산라인에서 생산성과 자동화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 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류와 리테일, 가정용 시장까지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븐 35%를 확보, 최대 주주에 오르며 로봇 산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체 기술 확보와 함께 국내외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 인수합병(M&A)을 병행하며 로봇 생태계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쟁력은 결국 핵심 부품에서 결정된다. 사람처럼 움직이기 위해서는 고출력 배터리와 정밀한 액추에이터(구동장치), 감속기, 모터, 센서, AI 반도체가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특히 배터리는 휴머노이드의 활동 시간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이다.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며, 장시간 동작과 급격한 움직임을 모두 지원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자연스럽게 삼성SDI가 삼성 휴머노이드 플랫폼의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3월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용으로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개한 바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는 사람의 근육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수십 개의 관절을 동시에 정밀하게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술이 결합된 고성능 시스템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세탁기와 청소기 등 생활가전 사업을 통해 축적한 BLDC 모터와 정밀 제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로봇용 액추에이터를 자체 개발하거나 계열사 및 협력사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 외에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비롯해 에스비비테크(감속기), 하이젠알앤엠(서보모터), 에스피지(정밀 감속모터), 해성티피씨(감속기) 등 로봇 핵심 부품 기업들이 삼성 공급망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현재까지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공급사를 확정하거나 공개하지는 않았다.
삼성의 가장 큰 강점은 로봇 핵심 부품을 그룹 내부에서 상당 부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으로, 삼성은 메모리와 AI 반도체, 이미지센서, OLED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 모듈 등 휴머노이드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가전에서 축적한 AI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까지 결합하면 사람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로봇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 삼성전자가 전 세계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양한 제조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피지컬 AI 학습과 휴머노이드 고도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RX 조직의 첫 성과가 내년 초 열리는 CES 2027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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