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채엔 반도체 자금·초장기채는 수요 공백…수급이 가른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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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채엔 반도체 자금·초장기채는 수요 공백…수급이 가른 금리

연합뉴스 2026-07-22 14:00:03 신고

중단기채 금리 하락·장기채 금리 상승…"하닉 ADR 자금 일부, 지난주 MMF 집행"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단기물과 초장기물 금리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중동 전쟁과 유가 상승, 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 공통 악재 속에서도 단기 구간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기업 자금 유입에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반면, 초장기 국채는 보험사와 외국인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 최종호가수익률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고채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각각 연 3.692%와 3.867% 수준으로 전일 대비 3.7bp와 2.8bp 하락했다.

반면, 초장기채인 20년물과 30년물, 50년물은 각각 2.9bp, 4.4bp, 4.0bp 상승했다.

20년물은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30년물과 50년물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민평 3사 평균 국고채 수익률 곡선 민평 3사 평균 국고채 수익률 곡선

지난 21일 기준 수익률곡선은 전주 대비 중단기물 금리가 하락하고 초장기물 금리가 상승하며 가팔라진 모습 [출처: 연합인포맥스]

◇ 단기물은 반도체 자금 유입에 강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만기별 차별화의 핵심 배경은 수급이다.

최근 단기자금시장과 크레딧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환전자금 유입이 주요 재료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ADR 상장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원화로 환전돼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자금 상품과 은행채, 여전채, 회사채 등 단기채권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SK하이닉스 관련 자금이 지난주 MMF로 집행됐고, 이번 주에는 일부 환매가 예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단기자금시장은 유동성이 워낙 잉여인 상황이라 하이닉스 자금이 단기물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단기자금이 너무 풍부해 환매가 일부 나와도 무리가 없는 분위기"라며 "레포 일중금리가 2.25%까지 내려갈 정도로 자금 여유가 컸다"고 설명했다.

레포 일중금리는 하루 중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에서 실제 체결되는 단기 자금 조달 금리로, 금리가 낮을수록 돈을 빌리려는 수요보다 빌려주려는 자금이 많아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초장기 국채 금리 추이 초장기 국채 금리 추이

출처: 금융투자협회, 연합인포맥스

◇ 초장기물은 보험사·외국인 수요 공백

반면, 초장기물 국채는 금리 수준만 보면 장기 투자자 유입을 기대할 만하지만, 실제 매수세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주요 투자자인 보험사 수요가 약해진 데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기대됐던 외국인 초장기물 수요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향이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25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상승하면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킥스, K-ICS)이 개선됐으며, 이에 따라 초장기물 매수세는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금리 상승으로 부채할인율이 올라가면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 부담이 완화되는 만큼, 초장기 국채를 적극적으로 담을 유인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재정경제부는 초장기 국채 약세에 대응해 지난 6월 국고채 발행 계획에서 30년물 입찰 규모를 기존 5조원에서 3조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경쟁입찰에서 30년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5월 약 26%에서 6월에는 20%로 줄었다.

그러나 국고채 30년-10년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 5월말 이후 급격히 확대되며 20bp 이상 벌어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 구간은 핵심 수요자인 보험사의 매수 여력이 크게 약해진 가운데 WGBI 관련 외국인 자금도 5년물 중심으로 유입되며 초장기물 수요 공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초장기물 발행을 줄이려 해도 받아줄 투자자가 부족해 수급 부담을 단기간에 풀기는 쉽지 않다"며 "한국은행의 (향후 금리) 추가 인상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시장 전반이 안정돼야 초장기물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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