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주총 눈앞인데...통신장애 땐 결의 효력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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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주총 눈앞인데...통신장애 땐 결의 효력 어떻게?

M투데이 2026-07-22 13:52: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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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플래시 자료사진
언스플래시 자료사진

내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의 전자주주총회 개최가 의무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주총 운영 방식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최근 상법 개정안이 확정되면서 제도의 기본 틀은 마련됐지만, 주주 본인·대리인 확인 절차나 통신장애 발생 때 대응 등 남은 쟁점이 적지 않다.

지난 21일 공포된 상법 개정 시행령을 보면, 전자주총 의무 개최 대상은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로 확정됐다. 법무부 추산으로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 201곳, 코스닥 상장사 9곳 등 모두 210개 기업이 대상이다. 이 제도는 2027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입법예고안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개인정보 처리, 주주발언 제한, 의사록 작성과 기록 보존 방식 등에서 조정이 이뤄졌다. 다만 적용 대상을 어떤 재무제표 기준으로 판단할지는 여전히 유권해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시행령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전자주총 관리기관의 개인정보 처리 구조다. 입법예고안과 달리 관리기관이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정보를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빠지고, 회사로부터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위탁받는 수탁자 성격으로 정리됐다. 이에 따라 기업은 관리기관과 개인정보보호법상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위탁 범위와 보유기간, 처리 목적 등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본인확인 절차와 개인정보 보관 기준도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26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제 42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5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26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제 42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5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하고 있다.

주주발언 제한 기준은 사전 고지해야

주주의 질의와 발언을 제한하는 방식도 정비됐다. 회사는 질의·발언의 횟수와 시간을 미리 정할 수 있지만, 그 기준은 주주총회 소집통지나 공고에 반드시 적시해야 한다. 사전신청제도에선 기업 재량이 커졌다. 최종 시행령은 사전신청을 한 주주에 대해 참석을 허용할 수 있다고 규정해, 사전신청을 하지 않은 주주의 처리 여부를 회사가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주총 관련 영상·음성 기록과 접속기록 등도 기업이 자율적으로 보유 여부와 보존기간을 정할 수 있다.

남은 쟁점도 적지 않다.

통신장애 발생 시 결의 효력, 의장의 연기·속행 권한, 대리인의 전자 본인확인 방식, 전자투표 변경 절차, 법인주주의 대리권 인증 방식 등은 공포된 시행령에서도 규정돼 있지 않다. 예컨대, 2024년 정부의 개정상법 원안에 포함돼 있던 “전자통신 장애 등 기술적 사유로 인한 결의 하자에 대해서는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한 결의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은 이번 시행령에 포함되지 않았다. 통신장애가 발생하는 경우 정상적인 속행·연기 결의 자체가 곤란해질뿐 아니라 속행해도 결의의 효력에 문제가 생긴다. 기업으로선 시스템 이중화, 백업 회선 등 비상 시 대응 절차를 미리 정해 둘 필요가 있다.

해킹 또는 불특정 다수가 접속해 악의적으로 주총을 훼방할 수도 있다. 전자 출석 주주와 현장 주주 간 공평한 의사진행을 어떻게 이뤄낼지, 접속기록 등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어떻게 할지도 쟁점으로 꼽힌다. 이런 것들은 향후 법무부 고시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가이드라인, 기업 내부 규정으로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자주총을 단순한 온라인 회의 시스템으로 볼 게 아니라, 주주권 행사와 의사결정 절차 전반을 디지털 환경에 맞게 다시 짜는 작업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세종의 안효섭 수석전문위원은 "정관, 운영규정, 개인정보 처리방침, 위탁계약, 소집통지 양식, 기록관리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 정기주총은 전자주총 의무화와 집중투표제가 함께 본격 시행되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자시스템 구현 난이도가 높아 충분한 리허설과 사용자 편의성 중심의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번 시행령은 전자주총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실제 현장 안착 여부는 기업의 준비 수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의무 대상 상장사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관리기관 선정, 위탁계약 체결, 정관 및 운영규정 개정, 전산 시스템 구축과 점검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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