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최한 부동산 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가 주택업계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전달하는 데 그쳤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공급정책 토론회에서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무주택 서민들의 목소리가 실종됐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택지 내 토지임대부 주택과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이다. 분양가에서 토지비를 제외할 수 있어 인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경실련의 설명이다.
경실련은 2022년 12월 사전청약이 실시된 고덕강일3단지를 사례로 들었다. 해당 단지 전용면적 59㎡ 토지임대부 주택의 분양가는 3억6000만원이었다. 인근 아파트 실거래가 11억원과 비교하면 시세의 32.7% 수준이다.
경실련은 “인근 11억원 아파트를 구입할 때 자기자금 3억원과 은행대출 8억원을 활용한다고 가정하면 월 이자만 267만원에 달한다”며 “반면 고덕강일3단지는 건물 분양대금 3억6000만원과 월 토지임대료 40만원만 부담하면 신축 아파트에 장기 거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지임대부 주택이 ‘로또분양’ 문제를 완화하고, 주택시장을 자산가치 중심에서 사용가치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3기 신도시와 1·29 대책 부지, 용산정비창 등 국공유지에서는 일반 공공분양이 아니라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도 했다.
장기 공공임대주택 확대 필요성도 제기했다. 경실련은 영구임대, 50년임대, 국민임대, 장기전세, 통합공공임대주택을 ‘진짜공공임대주택’으로 규정하고, 이들 주택이 전체 주택 수의 4.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진짜공공임대주택이 총 주택 수의 20%까지 도달한다면 시민들의 주거 안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정비사업 활성화 기조에 대해서는 전월세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실련은 정비사업으로 서울에서 매년 4만5000가구의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이 전월세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전월세 수요가 8%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급 확대 논의가 민간 사업성 회복에 치우칠 경우, 무주택 세입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성 확보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실련은 이 밖에도 유명무실해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강화, 건설원가 거품 제거를 위한 분양원가 공개,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100% 반영,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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