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택시에서 눈물을 흘리던 승객이 택시 기사로부터 5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건네받은 사연이 알려지며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한 20대 승객이 부산 택시기사에게서 건네 받은 5000원 지폐. / 스레드 캡쳐
20대 여성 A씨는 최근 스레드에 '부산 카카오택시 기사님께 닿아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는 "지난달 24일 벡스코에서 문현동까지 카카오택시를 이용했다"는 내용과 함께 탑승 시각과 이동 구간, 차량 번호, 기사 이름 등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적혔다. 탑승 시각은 오후 7시 48분쯤이었다.
A씨는 그날 개인적인 일로 심신이 지친 상태였다고 전했다. 지하철을 탈 기력조차 남지 않아 평소에는 잘 이용하지 않던 택시를 불렀다는 것이다. 차에 오른 뒤 가족과 통화를 하던 그는 하루 종일 눌러왔던 감정을 끝내 참지 못했다. 소리를 죽여 울려고 애썼지만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목적지에 도착해 내리려는 순간 기사는 A씨에게 뜻밖의 말을 건넸다. 기사는 5000원을 내밀며 "집 들어가기 전에 간단하게 뭐라도 사 먹고 들어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통화 중 시간이 없어 저녁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나눴던 것을 기사가 기억한 것 같다고 짐작했다. 그러면서 "제가 20대 초반이라 기사님께서 딸처럼 안쓰럽게 봐주셨던 것 같다"고 적었다.
당황한 그는 제대로 인사조차 하지 못한 아쉬움을 전했다. A씨는 "내린 곳이 좁은 골목길이라 뒤에 차가 있어 얼떨결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며 돈을 건네받고 황급히 내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택시가 떠난 뒤에도 손에 지폐를 쥔 채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세상은 차갑고 냉혹하다고 생각하던 저에게 그날 하루를 따스하게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썼다. 냉랭하게만 느껴졌던 하루가 기사의 한마디로 뒤바뀐 셈이다.
기사를 바탕으로 AI툴로 생성한 일러스트 이미지.
글과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책장 사이에 책갈피처럼 끼워진 5000원권이 담겼다. A씨는 "그때 받은 5000원은 결국 쓰지 못하고 제가 가장 아끼는 책 사이에 넣어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며 "살아가다 또 힘든 하루가 찾아와도 이 기억으로 하루를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 같은 기사를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A씨는 "다음에 기사님의 택시를 다시 타게 된다면 그땐 제가 시원한 커피 한 잔을 건네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더불어 A씨는 "기사님께 받은 다정함과 베풂을 저도 누군가에게 나눌 수 있는 어른이 되도록 살아가겠다"며 "기사님께 이 글이 전달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무더운 여름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항상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남겼다.
사연이 퍼지자 누리꾼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온라인에서 누리꾼들은 "인류애 여기서 충전한다" "역시 부산이 정이 좀 있다" "이런 게 현실 드라마다" "기사님께 이 글이 꼭 닿았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일부 누리꾼은 "부산시청에 기사님 칭찬글 올려달라. 그럼 부산택시조합으로 보내지고 부산법인택시회사로 친절기사님 공문 보내진다"는 구체적인 방법도 언급했다.
한 누리꾼은 "제가 19살에 만났던 기사님과 같은 분 같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아는 언니 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휴대폰이 꺼져버려서 길을 잃었고 아무 연락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수중에 가진 돈이 얼마 없고 타지에서 길도 몰라 너무 힘들어 울면서 기사님께 가진 돈만큼만 가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는데 미터기를 끄고 목적지까지 데려다주셨다. 밤이라 위험하다며 휴대폰 충전기도 빌려주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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