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정부가 공무원 시간외근무수당 상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실제 근무한 시간만큼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지만 공무원 노동계는 시간외근무수당 단가를 낮추는 ‘감액조정률’도 함께 폐지해야 한다며 추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22일 공무원 노동계에 따르면 전날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과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시간외근무 인정 시간의 1일 상한을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공무원은 업무 집중 시기나 재난 대응 등을 이유로 하루 4시간을 넘겨 근무해도 시간외근무수당은 최대 4시간분까지만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하루 단위 상한 없이 실제 근무시간에 따라 수당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일반적인 시간외근무의 월 57시간 상한은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하루 상한을 폐지하면서도 월간 근무 총량을 관리해 공무원의 휴식권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긴급한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예외적 초과근무의 월 상한도 폐지한다. 기존에는 소속 장관의 사전 결재를 받아야 월 최대 100시간까지 초과근무를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재난·재해나 국제 정세 대응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100시간을 넘긴 근무도 인정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한다.
정부는 부서장이 아닌 국가직 4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초과근무 보전수당’도 신설한다. 현재 복수직 4급 공무원은 관리업무수당을 받는다는 이유로 실제 시간외근무를 해도 별도의 시간외근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에 대한 관리와 제재도 강화된다. 정부는 ‘e-사람’과 ‘인사랑’ 등 전자인사관리시스템에 초과근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근무자가 초과근무 도중 일정 시간마다 시스템에 근무 여부를 표시하고 부서장이 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부정 수령액이 50만원 이상이면 한 차례만 적발돼도 징계 의결 요구 대상이 된다. 현재는 두 차례 이상 부정 수령한 경우에만 징계 의결 요구가 의무화돼 있다.
정부는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도 개정해 징계 수위가 높아지는 부정 수령액 기준을 현행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낮추고 감독자 문책 기준에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을 명시할 계획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정부 발표 당일 성명을 내고 하루 4시간 상한 폐지를 환영하면서도 “공무원 노동자의 정당한 노동권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미흡한 반쪽짜리 개정안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주말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면서도 하루 4시간 상한에 막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했던 구조적 모순이 일부 바로잡히게 됐다”며 “이번 개정은 상한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현장 공무원과 조합원들이 함께 이뤄낸 성과”라고 짚었다.
다만 노조는 실제 근무한 시간만큼 정당한 보상을 하려면 시간외근무 인정 시간뿐 아니라 수당 산정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문제로 지적한 것은 공무원 시간외근무수당 산정에 적용되는 감액조정률이다. 공무원 시간외근무수당은 직급별 기준호봉 봉급액을 토대로 산정하면서 일정 비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민간 노동자의 통상적인 연장근로수당보다 단가가 낮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들은 진행 중인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감액조정률 전면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공무원에게도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해 민간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루 4시간 상한 폐지로 기존보다 많은 초과근무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됐지만 시간당 지급액을 둘러싼 정부와 공무원 노동계의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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