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애스턴마틴의 미래 F1 드라이버 육성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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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애스턴마틴의 미래 F1 드라이버 육성법

오토레이싱 2026-07-22 07:53:32 신고

애스턴마틴 아람코 드라이버 아카데미가 영국 실버스톤의 AMR 기술 캠퍼스에서 소속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종합 신체 평가를 진행했다.  애스턴마틴이 공개한 드라이버 아카데미 현장을  <오토레이싱> 의 스타일로 재구성했다(편집자).

스톱워치가 재는 것은 랩타임이 아니었다.

 머리에 무게가 달린 장비를 착용한 채 목에 가해지는 힘을 버텼다. 사진=애스턴마틴 F1
머리에 무게가 달린 장비를 착용한 채 목에 가해지는 힘을 버텼다. 사진=애스턴마틴 F1

전루이 치는 얼굴에 마스크를 단단히 고정한 채 러닝머신 위에서 마지막 힘을 쏟았다. 최대산소섭취량 검사가 끝나기까지 남은 시간이 빠르게 줄고 있었다.

체육관 반대편에서는 마리 보야가 머리에 무게가 달린 장비를 착용한 채 목에 가해지는 힘을 버텼다. 마틸다 파츠가 뛰어오를 때마다 바닥에 설치된 포스 플레이트가 근력과 폭발력을 기록했다. 물리치료사들은 드라이버들의 관절 움직임과 근육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애스턴마틴 아람코 드라이버 아카데미가 영국 실버스톤의 AMR 기술 캠퍼스에서 소속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종합 신체 평가를 진행했다.

마리 보야와 마틸다 파츠, 전루이 치, 에이바 로런스, 롤랜드 나지가 참가해 심폐지구력과 근력, 폭발력, 목 근육과 관절 상태 등을 점검했다. 일부 드라이버는 영양 상태와 회복 지표,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도 받았다.

애스턴마틴이 확인하려 한 것은 단순한 체력 순위가 아니었다. 드라이버마다 다른 신체 조건과 훈련 경험, 성장 단계를 자료로 파악한 뒤 각자에게 필요한 훈련과 영양, 회복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이번 평가의 목적이었다.

검사의 초점은 분명했다. 각 드라이버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일이었다.

레이서의 몸을 자료로 읽다

드라이버들은 러닝머신이나 실내 자전거를 이용해 최대산소섭취량을 측정했다. 최대산소섭취량은 운동 중 몸이 사용할 수 있는 산소의 최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심폐지구력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목에 가해지는 힘을 버티는 장면. 사진=애스턴마틴 F1
목에 가해지는 힘을 버티는 장면. 사진=애스턴마틴 F1

근골격계 검사에서는 관절과 근육의 상태, 몸의 움직임을 살펴 부상 위험을 확인했다. 포스 플레이트는 뛰어오르고 착지할 때 발생하는 힘을 측정해 근력과 순간적으로 힘을 내는 능력을 분석했다.

목 근력 검사도 이어졌다. 드라이버들은 머리에 무게가 달린 장비를 착용한 채 여러 방향에서 가해지는 힘을 버텼다. 고속 코너에서 머리와 헬멧에 전달되는 횡가속도를 견뎌야 하는 레이서에게 목 근력은 경기력과 직결된다.

랜스 스트롤의 퍼포먼스 코치로 드라이버의 체력과 건강 관리를 맡은 헨리 하우는 “이번 검사는 각 드라이버의 현재 운동 능력과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드라이버들은 성장 환경과 훈련 경험, 경력 단계가 모두 다르다”며 “서로 비교하기보다 현재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장기적인 발전을 돕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장비를 착용하는 장면. 사진=애스턴마틴 F1
장비를 착용하는 장면. 사진=애스턴마틴 F1

기록 향상보다 앞선 부상 예방

애스턴마틴은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부상과 건강 이상을 미리 찾아내는 데에도 무게를 뒀다.

라훌 초타이 팀 닥터는 “검사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건강이나 경기력에 영향을 주기 전에 대응할 수 있다”며 “문제가 생긴 뒤 치료하기보다 조기에 발견해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측정 결과는 드라이버와 개인 트레이너에게 전달된다. 의료진과 코치진은 자료를 토대로 보완할 부분을 찾고 각자의 필요에 맞는 훈련과 영양·회복 계획을 마련한다. 혈액검사로 영양과 회복 상태를 확인하고, 근골격계 검사에서 드러난 위험 요소는 훈련 방식에 반영한다. 심폐지구력과 폭발력, 목 근력 역시 드라이버별 상태에 맞춰 관리한다.

초타이는 “드라이버가 다치거나 몸이 좋지 않을 때만 돕는 것이 아니다”며 “혈액검사와 신체 측정 결과를 살피고 개인 트레이너와 협력해 꾸준히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애스턴마틴은 시즌 중 다시 검사를 진행한다. 훈련과 영양, 회복 계획이 실제 효과로 이어졌는지 자료로 확인하고 필요하면 프로그램을 조정할 예정이다.

애스턴마틴은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부상과 건강 이상을 미리 찾아내는 데에도 무게를 뒀다. 사진=애스턴마틴 F1
애스턴마틴은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부상과 건강 이상을 미리 찾아내는 데에도 무게를 뒀다. 사진=애스턴마틴 F1

경주차를 넘어 드라이버까지 관리한다

모터스포츠는 오랫동안 경주차의 공학과 기술 개발에 많은 자원을 투입해 왔다. 반면 드라이버의 신체 능력과 건강은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관리를 받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이제는 경주차의 성능뿐 아니라 이를 다루는 드라이버의 체력과 회복 능력도 경기력을 결정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F1 진출을 꿈꾸는 어린 레이서들은 주행 기술과 경주차에 대한 이해는 물론 데이터 분석과 전략, 경기 운영, 세계 각지를 오가는 일정까지 이른 나이부터 감당해야 한다.

하우는 “어린 드라이버들은 매우 이른 시기부터 전문 레이서로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며 “몸이 건강하게 성장하는지 살피고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킷에 도착했을 때 최상의 몸 상태를 갖춰야 체력과 집중력을 온전히 주행에 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애스턴마틴의 이번 평가는 미래 드라이버를 단순히 빠른 레이서가 아니라 체력과 건강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전문 운동선수로 바라보는 모터스포츠의 변화를 보여준다.

애스턴마틴의 이번 평가는 미래 드라이버를 단순히 빠른 레이서가 아니라 체력과 건강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전문 운동선수로 바라보는 모터스포츠의 변화를 보여준다. 사진=애스턴마틴 F1
애스턴마틴의 이번 평가는 미래 드라이버를 단순히 빠른 레이서가 아니라 체력과 건강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전문 운동선수로 바라보는 모터스포츠의 변화를 보여준다. 사진=애스턴마틴 F1

서킷 밖에서 놓는 성장의 토대

이번 행사는 애스턴마틴 드라이버 아카데미 구성원 전원이 처음 한자리에 모인 자리이기도 했다.

개인별 평가가 중심이었지만 유망주들은 검사 사이에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의료진과 코치진에게 질문하며 필요한 조언을 들었다. 서로 다른 대회와 환경에서 경쟁해온 드라이버들이 같은 육성 체계 안에서 교류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누누 핀투 애스턴마틴 드라이버 아카데미 레이싱 디렉터는 “측정 결과를 보면 각 드라이버가 무엇을 잘하고 어디를 개선해야 하는지 곧바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카데미의 성과는 결국 서킷에서 드러나지만 이런 준비 과정이 그 결과를 만드는 토대가 된다”며 “중요한 순간에 가장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힘든 검사가 이어졌지만 드라이버들은 자신의 현재 상태와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로 받아들였다. 사진=애스턴마틴 F1
힘든 검사가 이어졌지만 드라이버들은 자신의 현재 상태와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로 받아들였다. 사진=애스턴마틴 F1

“모든 부분에서 100%가 되고 싶다”

힘든 검사가 이어졌지만 드라이버들은 자신의 현재 상태와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로 받아들였다.

F2에서 경쟁하고 있는 마리 보야는 “나는 경쟁심이 강하기 때문에 개선할 부분을 발견하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이런 과정은 오랫동안 꿈꿔온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요즘 드라이버는 여러 분야에서 뛰어나야 한다”며 “모든 부분에서 100%에 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틸다 파츠는 현재 체력 수준과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확인한 점을 이번 평가의 의미로 꼽았다. 에이바 로런스는 목 근력 검사가 가장 힘들었다면서도 자신이 잘하는 부분과 더 훈련해야 할 부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루이 치와 롤랜드 나지 역시 자신의 현재 수준과 보완점을 확인한 것을 가장 큰 소득으로 꼽았다.

애스턴마틴은 유망주의 재능과 랩타임만으로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는다. 사진=애스턴마틴 F1
애스턴마틴은 유망주의 재능과 랩타임만으로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는다. 사진=애스턴마틴 F1

한계를 확인해야 넘어설 수 있다

평가가 끝나자 포스 플레이트는 기록을 멈췄고 러닝머신도 조용해졌다. 그러나 이날 모은 자료를 훈련과 영양, 회복 계획에 반영하는 과정은 이제부터 이어진다.

애스턴마틴은 유망주의 재능과 랩타임만으로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는다. 몸과 건강을 자료로 살피고 개인별 계획을 세운 뒤 다시 측정해 변화와 효과를 확인한다.

레이싱 드라이버는 경주차 안에서 빠른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아야 이를 넘어설 방법도 찾을 수 있다. 애스턴마틴 드라이버 아카데미의 신체 평가가 단순한 체력검사를 넘어 미래 F1 드라이버를 만드는 출발점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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