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속도전” vs 정부 “속도조절”…엇박자 정비사업, 건설사 착공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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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속도전” vs 정부 “속도조절”…엇박자 정비사업, 건설사 착공 ‘발목’

직썰 2026-07-22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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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용법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용법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직썰 / 임나래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공급 확대’라는 국정 과제를 공유하면서도 핵심 추진 수단인 정비사업 속도를 두고 상반된 접근법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규제 완화를 통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조기 추진에 속도를 내지만, 정부는 동시다발적인 사업 추진에 따른 멸실과 이주 수요의 단기 수급 불안 자극을 우려해 신중하다.

양측의 정책적 기조 차이는 정비사업 현장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허가 및 사업성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정책 신호가 엇갈리면서 사업성 검토와 주민 동의 절차, 시공사 결정 등 현장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이유다. 공급 확대라는 장기 목표와 단기 시장 안정이라는 관리 목표 사이에서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정교한 정책 조율이 시급해지고 있다.

◇‘닥공’ 정비사업 사활 건 서울시…김 실장 “만능키 아니다”

서울시는 이른바 ‘닥치고 공급(닥공)’을 앞세워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15일 규제 완화와 사업성 개선, 사업 기간 단축, 주민 권익 보호 등 4개 분야에 걸친 10개 정비사업 개선 과제를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투기과열지구 정비사업의 이주비 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70%로 높이고, 민간 정비사업에도 법적 상한 용적률의 최대 120%를 허용하는 방안이다. 정부 역시 주택 공급을 핵심 과제로 착공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다만 정비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서울시와 온도 차가 감지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9일 “재건축·재개발이 어떤 만능의 키는 아니다”고 말했다. 여러 단지가 한꺼번에 사업에 들어가면 주민들의 이주 수요가 늘어 단기적으로 주택 수급이 더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용적률 완화 등 각종 인센티브 남발에 따른 투기 수요 자극도 우려했다.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비사업 속도전에는 브레이크를 건 셈이다.

◇단기 안정이냐 장기 공급이냐…정비사업 속도의 딜레마

여러 사업장을 동시에 추진하면 단기적으로 멸실과 이주 수요가 늘 수 있지만, 사업을 계속 미뤄 노후 주택과 정비 대기 물량을 쌓을 수도 없다. 이에 김 실장은 단기간에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안으로 매입임대와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제시했다. 다만 이 역시 모든 주택 수요를 흡수할 만능 해법은 아니다.

정부 정책이 1주택자의 자가 보유와 실거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는 임차인도 실수요자다. 시세보다 저렴한 매입임대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고, 비아파트 역시 소비자가 선호하는 주거 유형과 맞지 않으면 실제 수요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노후 주택은 지금 정비하지 않더라도 결국 재개발·재건축이 필요하다”며 “사업 시점을 미룬다고 집값 상승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정비 대기 물량만 누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세보다 저렴한 매입임대는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고, 비아파트 역시 실제 수요와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수요 억제 기조 속에서 매입임대와 비아파트만으로 주거 수요를 충당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사업성 막히면 착공도 지연…엇갈린 정책에 현장 혼선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정부와 서울시가 엇갈린 신호를 보내면서 조합과 건설사의 사업 판단도 지연되고 있다. 주민 동의와 조합 설립 등의 과정에서 용적률과 분양가 등 사업성을 좌우하는 조건이 불확실하면 분담금을 산정하기 어렵고 주민 동의 확보도 늦어지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분양 수익이 확보돼야 공사비를 충당하고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는 동시에 주택 품질도 높일 수 있는데, 여러 규제로 제한되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용적률 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역시 조합원의 수익성과 추가 부담에 영향을 미쳐 주민 동의와 사업 추진을 늦추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다른 관계자는 “공공 주도 사업은 민원이나 행정 절차가 발생하면 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반면, 민간은 사업을 밀어붙일 수 있다”며 “공급 속도를 높이려면 민간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국민대토론회에서 실질적인 해법이 도출될지는 미지수”라며 “정부와 서울시가 정비사업 방향에 대한 접점을 찾고 정책의 일관성을 보여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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