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이 최근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낮추고 중국 증시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큰 폭으로 상승한 코스피는 단기 과열 부담이 커진 반면, 중국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정책 기대를 바탕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씨티(Citi)는 최근 신흥시장(EM) 자산배분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중국 증시는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씨티는 한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 단기간 급등한 주가 부담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코스피는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바 있다.
글로벌 자금, 한국 아닌 중국 증시로 향하나?
특히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고,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 장비주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단기간 상승폭이 컸던 만큼 투자은행들은 당분간 숨 고르기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 증시는 저평가 매력과 정책 모멘텀이 강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중국 주식 보유 비중이 아직 높지 않아 추가 자금 유입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소비 진작과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경기부양책을 이어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AI 산업 경쟁력도 중국 증시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공개한 '키미(Kimi) K3'가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중국 기술기업들의 경쟁력이 다시 부각됐다. 여기에 D램 업체 CXMT와 로봇 기업 유니트리, AI 기업 딥시크 등이 상장을 추진하면서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증권가 역시 하반기에는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금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나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중국 AI 인프라와 반도체 밸류체인, 빅테크 기업들이 정책 지원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투자 매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그동안 미국과 한국 반도체주에 집중했던 자금을 일부 중국 기술주로 분산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씨티의 의견 변경을 한국 증시의 장기 약세 신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여전히 견고한 만큼 이번 조정은 급등에 따른 비중 조절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하반기 글로벌 투자자금은 중국의 정책 수혜와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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