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돌보다] "우리 요양원은 AI 도입했어요"···믿고 계약했다간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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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의 돌보다] "우리 요양원은 AI 도입했어요"···믿고 계약했다간 낭패

여성경제신문 2026-07-21 17:35:00 신고

3줄요약

휴대폰 배터리가 1% 남고서야 보조배터리를 찾는 게 사람 마음이다. 통장 잔고가 바닥나고, 건강검진 결과지에 빨간불이 켜지고, 부모님이 수술대에 누워야 "미리 대비할걸" 후회한다. 초고령사회도 다르지 않다. 2023년 기준 몸이 불편한 65세 이상 노인 18.6% 가운데 돌봄을 받는 비율은 47.2%에 그쳤다. 자식도, 국가도 내 노후를 온전히 책임져주지 않는다. 배터리가 방전되기 전에 충전해야 한다. 복지 전문 기자 김현우의 연재 '돌보다'가 진짜 노후 준비가 무엇인지 뜯어본다. 

오는 12월 24일 요양원 비대면 진료가 시행되며 AI 센서 도입이 늘고 있다. 하지만 센서는 낙상 방치 시간을 줄이는 보조 도구일 뿐이다. 요양원 선택 시 실제 야간 상주 인력과 대처 매뉴얼 확인이 필수적이다. /챗GPT
오는 12월 24일 요양원 비대면 진료가 시행되며 AI 센서 도입이 늘고 있다. 하지만 센서는 낙상 방치 시간을 줄이는 보조 도구일 뿐이다. 요양원 선택 시 실제 야간 상주 인력과 대처 매뉴얼 확인이 필수적이다. /챗GPT

얼마 전 지인이 50만원이 훌쩍 넘는 최신형 스마트워치를 샀다며 손목을 들이밀었다. 심전도는 기본이고 혈중 산소포화도에 수면 무호흡증까지 잡아낸다며 열을 올렸다. 며칠 뒤, 술잔치를 벌이고 다음 날 아침 숙취로 사경을 헤매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그래, 그 비싼 시계가 널 좀 살려주더냐?"

그는 앓는 소리를 내며 답했다. "내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뛰고 있고, 간밤에 깊은 수면을 0분 했다는 걸 아주 초고화질 그래프로 정밀하게 보여주네. 근데 이놈이 냉장고에서 시원한 꿀물 한 잔을 안 타다 줘서 결국 내가 기어서 부엌에 다녀왔어."

아무리 최첨단 센서가 내 상태를 기가 막히게 분석해 봐야, 결국 내 입에 꿀물을 넣어주는 건 사람의 손길이라는 얘기다.

다가오는 2026년 12월 24일,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앞두고 요양원마다 ‘최첨단’, ‘AI 비접촉 센서’ 같은 수식어를 간판에 내걸기 시작했다. 침대에 누워만 있어도 호흡과 심박수를 읽어내고, 노인이 밤중에 침대에서 벗어나면 즉각 알림을 보낸다는 식이다. 상담실에 앉은 가족들은 이 화려한 기술의 향연에 홀딱 반해 안심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

관련 기사 : [원격의료] ① '5분 진료 받으러 반차' 사라진다···준비 못한 동네병원·돌봄시설은 위기

그런데 새벽 2시, 기계가 요란하게 경보를 울리면, 대체 ‘누가’ 그 방으로 뛰어갈 텐가.

센서는 낙상을 막지 못한다, 방치된 시간을 잴 뿐

요양원의 진짜 실력은 아무도 없는 캄캄한 밤, 즉 나이트 근무 때에 드러난다.

밤에 화장실을 가려다 주저앉는 낙상 사고는 고령층에게 치명적이다. 뼈가 부러지는 건 둘째 치고 두려움에 활동을 멈추면 신체 기능은 급전직하한다. 최근 일부 스타트업 기업이 요양시설에 최신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어르신이 누워있는 침대에 센서가 있는데, 어르신이 일어나거나 침대를 벗어나면 요양보호사나 관리자가 있는 장소에 놓인 테블릿PC에 "김철수 어르신이 자리를 이탈했어요"하고 알려주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어르신 옆에 꼭 붙어있지 않는 이상, 어르신이 어딜 돌아다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 기술을 통해 낙상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단, 침대에서 일어났다는 걸 알려주는 장치가 노인이 넘어지는 걸 미리 막아줄 리 만무하다. 넘어진 뒤 움직임이 없다는 걸 감지하는 센서 역시 사고 자체를 예방하진 못한다.

결국 기술이 해주는 건 부모가 차가운 바닥에 넘어져 고통 속에 ‘방치되는 시간’을 줄여줄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뿐이다. 경보가 울렸을 때 당직 요양보호사가 전력 질주로 뛰어가야만 그 50만원, 100만원짜리 센서가 의미를 갖는다. 직원이 다른 층에서 기저귀를 갈고 있느라 경보를 못 들었다면? 최첨단 AI 센서는 당신의 부모가 바닥에서 몇 시간 동안 신음했는지를 초 단위로 정밀하게 기록하는 블랙박스로 전락하고 만다.

원격의료 시대, 벽에 걸린 액자가 의사를 대신할 순 없다

올해 12월 24일부터 개정 의료법이 시행되면 장기요양 수급자들도 비대면 진료를 받고 약을 배송받을 길이 열린다. 요양원에서 밤새 수집된 심박수, 수면 데이터가 의사의 판단을 돕는 훌륭한 보조 자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법이 바뀐다고 요양원이 하루아침에 병원으로 변신하는 건 아니다. 요양원은 어디까지나 식사와 배설, 목욕을 돕는 ‘생활시설’이다. AI 센서가 아무리 똑똑해도 호흡 이상 경보를 울렸을 때, 그것이 기계 오류인지 실제 위급 상황인지 들여다보는 건 사람의 눈이어야 한다.

기술은 사람이 정말 필요한 곳으로 달려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기술은 길을 가리키는 나침반일 뿐, 그 길을 걷는 건 사람이다. "최신 시스템이 다 알아서 해줍니다"라고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 요양원이 있다면, 당장 뒤도 돌아보지 말고 걸어 나오는 것이 상책이다.

부모를 안심하고 맡기기 위한 7가지 질문

그러니 앞으로 요양원을 고를 땐 원장에게 다음 7가지 질문을 돌직구로 던져야 한다. 이 질문에 더듬거리거나 짜증을 낸다면 그곳은 거르는 게 맞다.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우리 부모님 층에 '실제로' 몇 명이 깨어 근무합니까?" (법정 인원이나 서류상 인원 말고, 진짜 그 층을 지키는 사람 수를 물어라.)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움직임이 멈추면, 그 알림은 정확히 누구의 주머니 속 기기로 울립니까?" (간호사실 구석의 낡은 컴퓨터 모니터에서만 깜빡이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라.)

"알림이 울린 뒤, 직원이 현장을 확인한 시간이 기록으로 남습니까?" (데이터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라.)

"장비는 심박수만 잽니까, 아니면 침상 이탈까지 알려줍니까?" (기능의 한계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국내 식약처에서 정식으로 허가받은 목적이 무엇입니까?"

"위급 신호가 오면 요양보호사, 간호사, 계약의사, 119 중 어떤 순서로 연락이 갑니까?" (이 매뉴얼이 머뭇거림 없이 튀어나와야 진짜다.)

"정전이나 와이파이가 끊기거나 오경보가 났을 때는 누가, 어떻게 확인합니까?"

최신 기술은 분명 축복이다. 인력이 부족한 요양 현장에서 AI 센서는 요양보호사들의 훌륭한 제3의 눈이 되어줄 것이다. 하지만 그 기술을 '인력을 줄여 인건비를 아끼는 핑계'로 쓰는 시설이라면 재앙이다.

부모님이 요양원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낯선 방에서 선잠을 깨 불안해하며 침대에서 발을 내디뎠을 때, 어느새 달려온 요양보호사가 따뜻한 손으로 등을 다독이며 "어르신, 화장실 가시려고요? 제가 모실게요"라고 말해주는 그 찰나의 순간이다.

요양원의 안전은 기계가 보낸 차가운 신호를 놓치지 않고, 따뜻한 체온을 가진 누군가가 헐레벌떡 뛰어가 문을 여는 '발소리'에 있다. 부모님을 기계를 잘 다루는 ‘사람’에게 맡기는 중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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