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태훈 기자] 페드로 포로가 월드컵 우승과 함께 승자의 품격까지 보여줬다.
스페인은 20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스페인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다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스페인은 경기 초반부터 높은 점유율과 강한 전방 압박을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다. 라민 야말, 미켈 오야르사발, 다니 올모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오야르사발과 마크 쿠쿠렐라가 연이어 슈팅을 시도했지만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에도 스페인의 공세는 계속됐다. 페란 토레스와 페드리, 미켈 메리노, 니코 윌리엄스를 차례로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고, 여러 차례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위협했다. 연장 전반에는 윌리엄스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득점에 앞선 상황에서 니콜라스 오타멘디를 향한 파울이 선언되며 골이 취소됐다.
계속해서 두드리던 스페인은 연장 후반 1분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포로의 크로스를 윌리엄스가 머리로 연결했고, 골문 앞에 있던 페란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후 아르헨티나의 막판 공세를 막아낸 스페인은 1-0 승리로 우승을 확정했다.
포로의 활약도 빛났다. 그는 이날 패스 성공률 91%(90/99), 기회 창출 1회, 수비적 행동 7회 등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결승골 장면에서는 정확한 크로스로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하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번 대회를 통해 포로는 스페인의 확실한 주전 풀백으로 자리 잡았다. 32강 오스트리아전부터 선발 출전한 그는 대회에서 두 골을 기록했고, 프랑스와의 4강전에서는 팀의 리드를 벌리는 두 번째 골까지 터뜨렸다.
경기 후 포로는 우승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분명 모두가 나만큼이나 흥분해 있을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고, 결국 그 꿈이 현실이 됐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저 밖으로 나가 가족을 만날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매우 행복하지만 동시에 큰 충격을 받았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아마 이틀이 지나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할 것 같다. 가족과 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포로는 경기 막판 거칠게 맞선 아르헨티나의 플레이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모두가 아르헨티나를 경쟁력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그들의 경기 방식이고, 내가 그것을 두고 반박할 이유는 없다. 아르헨티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훌륭한 팀이었다. 정말 아름다운 결승전이었고, 그들이 보여준 경기력에도 충분히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트넘 홋스퍼 소속인 포로는 스페인 밖에서 뛰고 있다는 점 때문에 대표팀 내 입지를 다지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다만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의 명확한 전술 체계가 빠른 적응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포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정해진 경기 모델이 있으면 매 순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며 “나는 스페인 밖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자주 보지 못한다. 그래도 언제나 내 곁을 지키고 믿어준 사람들을 생각한다. 처음 대표팀에 소집된 뒤 이곳에서 자리를 잡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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