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성경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라고 가르친다. 자신도 틀릴 수 있다는 겸손이 갈등 해결의 출발점이다."
크로스로드 이사장 정성진 목사가 갈등극복기독교연합 출범 예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회 전반에서 이념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화해와 통합의 역할을 감당하자는 취지로 '갈등극복기독교연합'(이사장 김요셉 목사·원장 김춘규 장로)을 출범했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갈등극복기독교연합' 창립예배와 발족식이 열렸다.
이날 예배는 한기채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증경총회장)의 인도로 진행됐다. 임영문 목사(전기총연 초대회장)가 기도했으며, 윤수현 교수(대한약사회 부회장)가 성경을 봉독했다. 특별찬양은 소프라노 이영란 교수가 맡았다.
설교는 크로스로드 이사장 정성진 목사가 '갈등사회에서 피스메이커'를 주제로 전했다. 정 목사는 "대한민국은 짧은 기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그 이면에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 빈부격차, 노사 갈등, 지역과 세대 갈등, 성별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라며 "앞으로는 다문화 사회로 인한 새로운 갈등도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은 이용자에게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반복적으로 제공하면서 확증편향을 강화시키고 있다"며 "서로 다른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공동체 전체가 대립과 분열에 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연간 246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정 목사는 "성경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라고 가르친다"라며 "자신도 틀릴 수 있다는 겸손이 갈등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화목하게 하신 것처럼 성도들도 미움 대신 사랑을, 분쟁 대신 용서를 전하는 화해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이후 여러 교회의 분쟁을 중재해 온 경험을 소개하며 "갈등을 해결하는 사람에게는 고난이 따르기 마련"이라면서 "새롭게 출범한 갈등극복기독교연합이 한국교회와 사회를 잇는 화해의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용재 감독(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는 "나라와 가정 모두 분열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편 가르기를 멈추고 서로를 이어주는 화해자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윤종관 목사(예수교대한성결교회 전 총회장)는 "갈등이 깊어진 시대에 이런 연합운동이 시작된 것은 의미가 크다"며 "교회가 관심과 후원을 모아 사역이 더욱 확장될 수 있도록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치권에서도 축사가 이어졌다.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회장인 김무성 전 국회의원은 "나 역시 한쪽 시각에 갇혀 있었음을 돌아보게 된다"며 "교회가 사회 화합의 중심 역할을 감당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단체 공동회장인 정균환 전 의원은 "정치권의 이념 대립이 심각한 현실에서 갈등극복기독교연합이 사회 통합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영선 장로가 낭독한 창립선언문에는 한국교회와 사회를 향한 자성과 다짐이 담겼다. 연합은 선언문에서 "정치적 대립과 이념 갈등이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으며, 교회 역시 사랑과 화해보다 진영 논리에 휩쓸린 모습을 보인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갈등의 근본 원인을 창조질서의 붕괴에서 찾으며, 특정 정치세력이나 교단의 이해관계를 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하나 되는 연합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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