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중인 골관절염 치료제 TG-C(옛 한국 제품명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시험에서 진짜 약을 투여한 환자와 가짜 약(위약)을 투여한 환자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회사 측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상 실패로 보지 않는다”며 원인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발표된 이번 임상시험은 환자의 무릎 통증이 얼마나 줄었는지(VAS)와, 무릎 기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WOMAC)를 핵심 지표로 삼아 진행됐다. 12개월 뒤 결과를 보면, TG-C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통증 점수와 기능 점수 모두 좋아졌다. 앞서 진행된 미국 임상 2상과 한국 임상 3상과 비교해도 개선 폭은 비슷하거나 더 컸다.
문제는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호전됐다는 점이다. 위약군의 개선 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두 그룹 간 차이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코오롱티슈진 노문종 공동대표는 “골관절염 임상에서는 위약군의 점수가 일정 폭 개선되는 효과가 투약 3~6개월까지 관찰된 뒤 점차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 시험에서는 기존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TG-C 투여군에서 VAS와 WOMAC는 각각 -38.6, -26.34, 위약군에서는 각각 -39.1, -27.57가 나왔다.
노 공동대표는 골관절염 임상에서 위약 효과 자체는 흔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플라시보 효과(위약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는 과거 평균 사례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크게 관찰됐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쳤는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임상 과정에서 허용된 진통제 사용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승호 공동대표는 “윤리적 이유로 임상에서 진통제 사용을 금지하지는 않는다”며 “진통제가 얼마나 사용됐고 어떻게 관리됐는지 등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약의 효과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탑라인 결과에서 골관절염이 악화돼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Total Knee Replacement)’을 받은 환자 비율은 TG-C 투여군이 0.6%(310명 중 2명), 위약군은 5.3%(151명 중 8명)로 나타났다. 노 공동대표는 “과거 임상과 유사한 안전성 결과가 재현됐다”고 말했다.
위약과의 차이를 입증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음에도 회사 측은 개발 실패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전 공동대표는 “TG-C 임상약 자체로는 기존 결과와 비교했을 때 동등 이상의 효과가 나왔다”며 “위약과 차이는 못 보였지만 원인을 찾아 이후 개발이 순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원인 분석을 위해 정형외과 분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스미스앤네퓨(Smith+Nephew)에서 14년간 최고의학책임자(CMO)를 지낸 앤디 웨이먼 박사를 신임 CMO로 영입했다. 앤디 웨이먼 신임 CMO는 “임상 3상이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여 철저한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데이터 분석 과정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해 연내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오는 10월 발표될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 시험이 독립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이번 결과는 저는 절대 임상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성장통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로 계획했던 2028년 상업화 일정은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회사 측은 상황에 따라 추가 임상도 고민 중이다.
수상한 주가 하락, 정보 유출 지적에 “사실무근”
이날 간담회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이 톱라인 결과를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아닌 내부 통계팀을 통해 도출한 것을 두고 사전에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임상 발표(20일)를 앞둔 직전 거래일인 지난 16일 주가가 전일 대비 20.28% 급락한 탓이다.
이에 대해 전 공동대표는 “사실무근이며 보안관리를 기준과 원칙에 맞게 해왔기에 그런 일은 없다고 본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경영진은 공식 발표 약 이틀 전인 18일 이사회에서 결과를 처음 공유했다고 밝혔다.
노 공동대표는 자체 통계분석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 “내부에 관련 역량을 갖추고 있어 자체 분석을 선택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내부 정보의 외부 유출 우려와 관련해 김정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수의 내부 통계인력이 분석을 진행해 외부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라며 “전 직원들에게 주식 매매 금지를 적용했기 때문에 내부 정보 유출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없다”고 했다.
TG-C는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중인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지난 2017년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2019년 주성분이 허가 내용과 다르게 제조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이후 FDA는 코오롱티슈진의 소명을 받아들여 2020년 4월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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