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결혼을 약속하고 동거한 남자친구가 다른 여성들과 문란한 관계를 이어온 사실을 알게 됐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4개월간 동거하며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 B씨가 뒤로는 전처를 포함한 다른 여성들과 문란한 관계를 이어온 사실을 알게 됐다. B씨는 A씨에게 240만 원의 빚을 진 채 연락을 피하고 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아 약물 과다복용으로 두 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모든 걸 기만당한 기분이라는 A씨. B씨의 거짓말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을 묻고, 대여금과 함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까지 받아낼 수 있을까?
우선 240만원 대여금부터…'지급명령'으로 신속히 회수 가능
변호사들은 B씨가 갚지 않은 240만 원의 대여금은 소송을 통해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홍푸른 변호사는 "240만 원 대여금은 이체 내역, 대화 기록으로 대여 사실이 입증되면 회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먼저 내용증명으로 반환을 촉구하고, 무응답 시 지급명령이나 소액사건 소송으로 진행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 역시 "이체 내역과 대화 기록을 증거로 지급명령이나 소액 민사소송을 통해 신속히 회수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급명령은 법원이 서류만 검토해 채무자에게 빚을 갚으라고 명령하는 제도로, 일반 소송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진행된다.
송명호 법률사무소의 송명호 변호사도 대여금 반환을 위해 상대방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이후 민사 소송을 준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핵심은 '결혼빙자 기망'…위자료 청구, 변호사들 의견 엇갈려
문제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다. B씨의 기만적인 행동을 불법행위로 보고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느냐를 두고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다소 갈렸다.
일부 변호사들은 위자료 청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상대방의 기만행위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안에 대해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를 이유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이 확실하게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 변호사는 "A씨가 겪은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병원 치료 내역은 위자료 액수를 높일 수 있는 유리한 정황 증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홍푸른 변호사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쉽지 않은 유형"이라며 "판례는 연애 중 부정행위나 이중교제 자체만으로는 불법행위 책임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혼인 의사 없이 결혼을 빙자해 속였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홍 변호사는 "A씨의 경우 양가 인사 약속, 상대 모친과의 통화, 동거 사실 등 결혼 전제의 외관을 만든 정황이 있고 정신과 치료 기록까지 있으므로, 기망의 고의성을 다툴 여지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실혼 파탄'으로도 주장 가능…4개월 동거가 관건
B씨의 책임을 묻기 위한 또 다른 법적 주장으로 '사실혼 파탄'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실혼은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부부로서의 실체가 있는 관계를 말한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비록 4개월이라는 동거 기간이 길지는 않으나 양가 부모님과 소통하고 주변에서 부부로 인식할 정도의 실질적인 혼인 생활을 유지했다면, 사실혼 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만약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면 B씨가 전처 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은 사실혼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부정행위'가 된다. 이를 근거로 B씨에게 파탄의 책임을 물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게 김 변호사의 분석이다.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B씨와의 대화 기록, 전처에게서 받은 문자, 이체 내역, 자살 시도와 관련된 병원 진단서 등을 시간순으로 잘 정리해두는 것이 소송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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