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전 들어간 ‘K-UAM’···성과 중심 행정에 커지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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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전 들어간 ‘K-UAM’···성과 중심 행정에 커지는 우려

이뉴스투데이 2026-07-21 14:57: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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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국토부와 인천시가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에서 비행시연을 준비 중인 국내 개발 UAM 기체. [사진=안경선 기자]
지난 15일, 국토부와 인천시가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에서 비행시연을 준비 중인 국내 개발 UAM 기체. [사진=안경선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정부가 2028년 도심항공교통(UAM) 시범운용을 위한 서비스와 운항 기준을 구체화하며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술 완성도와 충분한 실증보다 가시적인 성과를 앞세우는 정책 방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는 2028년 관광명소를 순환하는 관광형과 도서·산간 등 교통 취약지역을 연결하는 지역연계형, 공항과 도심 거점을 잇는 공항연계형부터 UAM 시범운용을 시작할 계획이다.

초기 시범운용에는 해외에서 안전성을 인증받고 국내에서도 운항 승인을 받은 기체만 투입할 수 있다. 국내 승인을 받지 못한 기체는 별도의 안전 확인을 거쳐 실증이나 시험비행에만 사용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단계적 접근을 통해 기존 항공체계와 조화를 이루고, 초기 운항에서 안전성을 검증한 뒤 운항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안전 원칙과 실제 정책 추진 과정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제도와 일정을 구체화하는 것과 별개로, 현장에서는 기술 성숙도보다 가시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데 정책의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온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6일 국토부와 인천시가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에서 진행된 국내 개발 UAM 기체 비행시연이다.

삼보모터스그룹이 개발 중인 시제기를 일반 시민과 언론에 공개한 이날 시연에서 기체는 이륙 후 5m 상공에서 공중에서 정지한 상태로 떠 있는 공중정지비행(hovering)을 시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륙한 기체는 비행 중 옆으로 쏠리거나 지면 가까이 하강하다 다시 뜨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당초 시연은 국토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박람회 개막일인 15일에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전파 문제 등으로 연기됐다. 이후 한국전파진흥협회가 현장의 전파환경을 조사하고 항공기 통신 관련 컨설팅을 지원한 뒤 다음 날 진행됐다.

이날 시연에 대해 국토부는 기체가 약 3분간 안정적으로 비행하며 계획된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국내 기업이 개발 중인 UAM 기체의 비행 성능과 운용 가능성을 실제 환경에서 확인한 실증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시연을 지켜본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는 달랐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개발 초기 기체가 낮은 고도에서 이륙과 공중정지, 착륙을 시험하는 것은 정상적인 과정이다. 이후 기본적인 비행 안정성이 확인되면 수직비행에서 전진비행으로 전환하는 천이비행과 순항, 반복 운항 등으로 시험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간다.

이 관계자는 “이번 시연에 나선 기체가 개발 초기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중정지비행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면서 “오히려 개발시험에서 부족한 부분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대중을 대상으로 한 공개 시연은 기술이 상당한 수준까지 진전됐고, 향후 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자리여야 한다”며 “이번 시연은 대외적으로 성과를 보여주기 전에 시험과 보완이 더 필요한 단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시험과 보완이 더 필요한 단계라면 공개를 서두르기보다 충분한 검증을 거친 뒤 현재 기술 수준과 한계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공개 시연이 정부 기관의 연간 성과 평가 구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 기관이 매년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예산과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단기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기보다 기술개발 단계에 맞춰 성과를 해석하고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나온다. 사업을 연간 행사나 공개 시연 횟수로 평가하기보다 기술개발 단계에 맞춰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체 개발과 시험비행, 인증, 관제·통신 연동, 운항사업자 확보 등 각각의 목표를 달성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충분한 시험 실적을 확보한 뒤 실제 운항 환경에 가까운 공개 비행을 선보이고 있다. 조비에비에이션은 지난 4월 미국 뉴욕에서 일주일간 대중 공개 비행행사를 열고 존 F. 케네디 국제공항과 맨해튼의 헬리포트 3곳을 연결하는 지점 간 비행을 수행했다. 이에 앞서 조비는 수천 차례의 시험비행을 진행하는 등 지난 3월 기준 전체 시험기체의 누적 비행거리가 5만마일(약 8만km)을 넘어섰다.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도 20일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조종사가 탑승한 시제기로 수직이륙과 천이비행, 순항, 수직착륙을 공개 시연했다.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 4월 조종사가 탑승한 왕복 천이비행을 완료하는 등 단계적으로 시험 범위를 넓혀왔다.

국내 시제기와 조비 기체는 개발단계와 투자 규모, 시험 기간이 달라 성능을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 사례가 개발에 필요한 기초 비행시험과 기술 수준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공개 시연에는 서로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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