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일왕·아이코 공주 인기 별개…왕위 계승 안정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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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일왕·아이코 공주 인기 별개…왕위 계승 안정 우선”

이데일리 2026-07-21 13:59: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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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여성의 왕위 승계 가능성을 배제한 ‘황실전범’ 개정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여성 일왕을 지지하는 배경에는 현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의 높은 인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18~19일 실시하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직전 조사인 6월 20∼21일의 51%에서 10%포인트 급락한 41%를 기록했다.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권 출범 이래 최저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일본 국회가 지난 17일 황실전범 개정안을 통과시킨 직후 실시됐다. 황실전범 개정은 옛 왕족의 남계 남성을 왕실 양자로 들인 뒤 양자에게서 남자아이가 태어날 경우 왕위 계승 자격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아이코 공주가 왕위를 계승할 가능성은 닫아둔 채 일왕과 36∼38촌 관계의 먼 친척이 왕위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유럽 왕실들이 성별을 불문한 장자 승계 원칙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일본만 남계 남성 승계를 고집해 시대에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 (사진=로이터)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 (사진=로이터)


여성 일왕에 대한 지지와 아이코 공주 개인에 대한 선호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황실을 연구하는 스즈키 히로히토 고베가쿠인대 준교수는 “여성 일왕에 찬성하는 것과 아이코 공주가 일왕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본래 별개의 문제”라며 “‘아이코 공주가 일왕이 됐으면 좋겠다’는 주장은 제도에 관한 논의가 아니라 개인에 대한 평가”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인물에 대한 기대와 평가가 앞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자신의 뜻을 밝히는 것조차 어려운 아이코 공주와 왕위 계승권을 가진 아키시노노미야 왕세제, 그의 장남 히사히토 왕자에게도 가혹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성과 여성 혈통의 후손에게 황위 계승을 제도적으로 인정할지를 둘러싼 논의는 과거에도 있었다. 2004년 12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은 안정적인 황위 계승을 실현하기 위해 전문가회의를 설치했다. 당시 아이코 공주는 세 살에 불과했고, 히사히토 왕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시기였다.

2005년 11월 전문가회의 보고서는 황위 계승 자격을 여성과 여성 혈통으로 확대하는 것이 “상징 일왕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출생 순서에 따라 계승 순위를 정하는 ‘장자 우선’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6년 히사히토 왕자가 태어나자 제도 개혁의 동력은 급속히 약해졌다.

2021년 스가 요시히데 정권의 전문가회의가 작성한 보고서도 히사히토 왕자 이후의 황위 계승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기에는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고 오히려 왕위 계승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며 결론을 미뤘다. 여성 일왕과 모계 계승 일왕을 인정할지를 둘러싼 본격적인 논의가 약 20년간 사실상 보류되면서 그 공백을 ‘아이코 일왕 대망론’과 같은 인물 중심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 스즈키 교수의 분석이다.

스즈키 교수는 국회가 여성 일왕과 장자 우선 원칙을 포함한 황위 계승 논의를 피하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황실에 대한 여론은 언제나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때그때의 인기나 사회적 분위기만으로 제도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 일왕과 모계 계승 일왕, 첫째 자녀 우선과 같은 선택지를 처음부터 배제하고 남계 남성 원칙만 고집한 결과 계승자 부족으로 제도 자체가 유지되기 어려워진다면 본말이 전도되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특정 인물이 왕위에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계승을 위해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를 논의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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