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하지현 기자 | 쿠팡이 6200억원대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부담에 이어 대형 물류센터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천 물류센터 화재 피해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산 손상과 복구 비용 부담이 불가피해지면서 쿠팡은 화재 수습과 피해 보상, 실적 관리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 화재 복구비·자산손상에 개인정보 과징금까지
2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 인천 서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약 61시간 만인 전날 오후 8시께 큰 불길이 잡혔다. 현재는 잔불 정리 작업이 진행 중이며, 소방당국은 완전 진화 이후 정확한 발화 원인과 피해 규모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화재는 국내 주요 물류센터 화재 사례 중에서도 초진까지 장시간이 소요된 사례로 파악됐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 쿠팡 물류센터는 연면적 약 29만9000㎡ 규모로, 내부에 보관된 상품과 포장재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진화와 잔불 제거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화재 발생 직후 배송 차질 최소화에 나섰다. 화재 당일 오전부터 경기권 인근 물류센터로 고객 주문 물량을 이관해 분산 처리했고, 이후 해당 물류센터를 통한 주문 처리는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로 인한 손실 규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과거 쿠팡이 경험한 대형 물류센터 화재 사례 때문이다. 지난 2021년 발생한 경기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 당시 쿠팡은 약 34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덕평 물류센터 화재는 발생 약 55시간 뒤 초진됐으며, 완전 진화까지는 130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건물 내부에 있던 적재물과 포장재 등이 대부분 소실되면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쿠팡은 보험을 통해 손실 일부를 보전받았다. 덕평 물류센터 화재 관련 보험금은 사고 발생 이후 손해사정 절차 등을 거쳐 2024년 4분기 실적에 반영됐으며, 당시 쿠팡이 실적에 반영한 보험금은 2441억원 규모였다.
덕평 물류센터 화재 당시 추정 피해액이 약 3400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천 물류센터 화재 피해 규모도 이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시설 규모가 덕평 물류센터보다 2배 이상 큰 데다,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와 복구 비용 증가까지 반영될 경우 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 보험금 지급 전 복구비·자산손상 부담 불가피
쿠팡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서도 보험을 통한 손실 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금 지급까지는 화재 원인 조사와 손해사정 절차 등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자산 손상과 복구 비용은 먼저 반영되면서 단기 실적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쿠팡은 이미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비용 부담도 안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약 3755만명의 개인정보 유출과 안전관리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쿠팡에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 1680만원을 부과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인증 서명키 관리와 접근 통제 등 기본적인 안전관리 체계가 미흡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쿠팡은 해당 결정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최종 확정될 경우 과징금은 회계상 비용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고객 보상 구매이용권 지급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과징금 부담과 이번 화재 관련 손실, 복구 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올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쿠팡은 물류 인프라 확대를 위해 전국 단위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향후 투자 계획과 비용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일인 지정 문제도 변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쿠팡의 동일인을 법인에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 지정했지만, 쿠팡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현재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지배구조 관련 대응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 화재 복구와 피해 보상뿐 아니라 규제 리스크 대응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보상 규모와 보험 처리 문제는 화재 원인 규명과 관계기관의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에야 구체화될 얘기"라며 "인천 물류센터는 덕평 물류센터에 버금가는 대형 물류센터인 만큼 피해 규모도 적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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