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넥슨코리아가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변경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과받은 116억 원대 과징금의 적법성 여부가 오는 22일 가려진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6-3부는 오는 22일 오후 2시 넥슨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소송의 판결을 선고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4년 넥슨이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에서 판매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안내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 4,200만 원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넥슨은 2010년 메이플스토리에 유료 아이템 ‘큐브’를 도입한 뒤 인기 옵션의 출현 확률을 낮췄다. 2011년부터는 특정 중복 옵션이 나오지 않도록 확률을 0%로 설정했으며, 블랙큐브의 최상위 등급 상승 확률도 당초 1.8%에서 1%까지 낮췄다.
재판의 주요 쟁점은 확률 공개가 법적으로 의무화되기 전의 미고지를 소비자 기만행위로 볼 수 있는지다.
넥슨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한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2024년 3월 시행된 만큼, 이전 확률 조정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사실상 소급 적용이라고 주장한다. 확률을 알리지 않은 행위도 적극적인 허위 안내가 아니라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부작위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게임산업법이 아닌 당시 시행 중이던 전자상거래법을 적용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별도의 공개 의무가 없었더라도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숨기거나 사실과 다르게 안내했다면 소비자 기만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넥슨이 2011년 큐브 기능에 변경 사항이 없다는 취지로 공지한 부분은 단순 미고지와 구분해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가 해당 공지를 적극적인 허위·기만 행위로 볼지가 판결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소비자 기만행위는 인정하면서 과징금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넥슨은 확률 조정이 2016년 이전에 끝난 만큼 처분 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공정위는 변경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큐브 판매가 2021년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위반행위도 계속됐다고 보고 있다.
과징금 산정 범위도 쟁점이다. 공정위는 약 10년간 발생한 큐브 관련 매출 약 5,500억 원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했다. 넥슨은 과거 확률을 알지 못한 신규 이용자의 구매액까지 관련 매출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위반 기간이나 관련 매출 범위를 좁혀야 한다고 판단하면 과징금 납부명령이 일부 또는 전부 취소될 수 있다. 이 경우 공정위가 과징금을 다시 산정하더라도 확률 변경 미고지에 대한 위법 판단은 남을 수 있다.
공정위가 승소하면 확률 공개 의무가 없던 시기라도 게임사가 이용자에게 불리한 변경을 숨겼다면 전자상거래법으로 제재할 수 있다는 기준이 강화된다.
이에 따라 다른 게임의 과거 확률 운영 내역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게임사들은 현재 확률뿐 아니라 변경 시점과 사유, 이용자 고지 여부까지 장기간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반대로 넥슨이 승소하면 명시적인 공개 의무가 없던 시기의 단순 미고지를 전자상거래법상 기만행위로 판단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 공정위는 향후 제재 과정에서 허위 공지나 적극적인 은폐 행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정소송은 공정위 처분의 적법성을 다투는 절차로, 넥슨이 수용한 소비자 집단분쟁조정 보상과는 별개다. 다만 법원이 확률 변경 미고지를 기만행위로 인정하면 관련 민사소송에서 이용자 측이 위법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과징금 처분이 취소되면 이용자들은 개별 소송에서 넥슨의 고지 의무와 손해 발생, 구매 행위와 확률 변경 사이의 인과관계를 별도로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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