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커스] 전통 유산과 현대 기술의 결합… 디자인상 휩쓴 박물관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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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커스] 전통 유산과 현대 기술의 결합… 디자인상 휩쓴 박물관 콘텐츠

뉴스컬처 2026-07-21 11:08: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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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움직임으로 성덕대왕신종 소리의 원리를 설명하는 미디어아트.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시각적 움직임으로 성덕대왕신종 소리의 원리를 설명하는 미디어아트.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Award)’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다감각 전시 공간인 '공간_사이(Sa-i)'와 문화다양성 교육 플랫폼 '모두! ABCD'가 브랜드 앤 커뮤니케이션 디자인(Brands & Communication Design) 부문에서 각각 본상(Winner)을 수상했다.

박물관의 핵심 기능인 전시와 교육 두 분야에서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동시 수상한 것은 이례적인 성과다. 이번 수상은 사용자 경험(UX) 개선과 사회적 포용성 확대라는 공공 기관의 철학이 국제 무대에서 객관적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감각의 독점 깬 무장애 공간

전시 부문 수상작인 '공간_사이(Sa-i)'는 시각 중심의 기존 유물 관람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다감각으로 장애의 벽을 넘어 연결과 공존을 만드는 디자인’이라는 기획 의도에 맞춰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전시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구축했다. 핵심은 한국 전통 과학기술의 결정체로 불리는 성덕대왕신종의 소리, 즉 ‘맥놀이’ 현상을 시각, 청각, 촉각, 진동 등 다중 감각으로 구현한 기술력이다. 4×4m 규모의 거대한 대형 미디어아트 패널과 진동 의자, 우퍼 스피커를 유기적으로 연동했다. 이를 통해 청각이 불편한 관람객도 소리의 파동을 눈으로 확인하고 그 진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성덕대왕신종의 축소 모형과 재질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촉각 체험물, 수어 안내 및 음성 해설 시스템을 배치했다. 화려한 미디어아트의 맞은편에는 범종의 문양을 탁본으로 전시하고, 관람객이 진동을 느끼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전통 문화유산과 현대 기술을 결합하여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문 실질적인 무장애(Barrier-free) 환경을 구현해 냈다는 점이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이끌었다.

교육 부문 수상작인 '모두! ABCD'.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교육 부문 수상작인 '모두! ABCD'. 사진=국립중앙박물관

 

◇편견 없는 문화 탐구, 교육 플랫폼

교육 부문 수상작인 '모두! ABCD'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직접 기획하고 개발한 문화다양성 교육 플랫폼이다. ‘문화다양성 배움의 첫걸음(A Bridge for Cultural Diversity)’이라는 명칭처럼, 아동과 청소년이 우리 문화유산을 매개로 세계 여러 문화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플랫폼은 문자, 음악, 음식, 생활, 무늬 등 인류의 보편적 문화 요소를 게임형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풀어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포용성을 극대화한 세부 디자인이다. 특정 인종이나 외형적 특징을 강조하지 않은 중립적인 캐릭터를 적용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모든 어린이가 소외감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학습 방식을 버리고, 이용자가 스스로 유산을 탐험하며 질문을 던지고 의미를 발견하게 만드는 상호작용 설계가 돋보인다. 박물관 교육 체험 플랫폼 최초로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하며, 국내 공공 교육 콘텐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사례로 기록됐다.

◇‘모두를 위한 박물관’ 철학과 향후 과제

두 건의 수상작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공 디자인’이다. 디자인을 단순한 장식적 요소로 소비하지 않고,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도구로 확장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접근법이 적중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좋은 디자인은 보기 좋은 디자인을 넘어 사람을 연결하는 디자인이어야 한다”며 “이번 2관왕은 문화유산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누구나 향유할 수 있도록 한 박물관의 노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수상 의미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박물관 전시와 교육, 디지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혁신해 모두에게 열린 박물관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다감각으로 장애의 벽을 넘어 연결과 공존을 만드는 ‘공간_사이(Sa-i)’.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다감각으로 장애의 벽을 넘어 연결과 공존을 만드는 ‘공간_사이(Sa-i)’.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일부 특별 전시나 디지털 플랫폼에 적용된 포용적 디자인 모델을 상설 전시실 전반과 박물관 전체 인프라로 넓혀가는 작업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마주한 다음 과제다. 이번 국제적 성과를 발판 삼아, 물리적·심리적 문턱을 완전히 낮춘 진정한 의미의 ‘모두를 위한 박물관’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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