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슬개골탈구의 후지파행 외 증상에 대해 알아봤다. 실제로도 필자는 슬개골탈구를 앓는 강아지들을 많이 보는데 그때마다 보호자들은 수술을 꼭 해야 하는 것인지 물어보곤 한다. 하지만 슬개골탈구는 모든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질환은 아니다. 탈구의 정도와 증상,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슬개골탈구란 쉽게 말해 슬개골이 내측이나 외측으로 빠지는 상태를 말한다. 소형견은 안쪽으로 빠지는 내측탈구가 많으며 대형견은 외측탈구가 자주 관찰된다. 유전적인 요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행동이나 미끄러지기 쉬운 실내 환경, 과체중이 슬개골탈구를 가속할 수 있다.
슬개골탈구는 심각성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기는 슬개골이 탈구되지만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는 상태다. 손으로 밀면 슬개골이 밖으로 빠진다. 2기는 슬개골이 탈구되지만 뒷다리를 펴거나 손으로 슬개골을 밀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3기는 슬개골이 항상 빠져있는 상태로 손으로 밀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가장 심각한 4기는 손으로 슬개골을 밀어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모든 슬개골탈구가 수술 대상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수술 여부는 강아지의 탈구 단계와 통증 유무, 해당 강아지의 나이 등 종합적인 요인을 살핀 후 결정된다. 일반적으로는 2기 이상일 때 나이와 임상 증상에 따라 수술이 추천된다. 비교적 경미한 2기 혹은 1기의 경우 관절주사,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와 꾸준한 관리를 통해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치료나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슬개골탈구는 한번 발병하면 되돌릴 수 없는 진행성질환이기 때문에 더 악화하지 않도록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슬개골탈구는 방치할수록 다리 변형이 점점 더 커진다. 만성화되면 관절염이 심해질 수 있고 십자인대파열, 다리 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통증이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강아지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산책을 안겨주게 된다.
슬개골탈구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슬개골탈구 수술은 한 가지 방법으로만 진행되기보다는 환자의 다리 상태에 맞춰 여러 수술법을 함께 적용한다. 수술법으로는 활차구를 더 깊게 만들어주는 활차구성형술이 있고 슬개건(슬개골과 정강이뼈를 연결하는 힘줄)이 붙어있는 경골조면을 정상 위치로 이동시켜 고정하는 경골조면이식술, 경골 회전 방지를 위한 외측봉합 등이 있다. 강아지의 상태에 따라 수술방법과 재활방법 등이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수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이 중요하다.
슬개골탈구를 관리하기 위해선 반려견이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몸이 무거워질수록 무릎이 감당해야 하는 무게도 같이 커지기 때문이다. 단 상태에 따라 운동이 제한될 수 있어 꼭 수의사와 산책 가능 여부와 횟수를 상담해야 한다. 바닥이 미끄러운 실내 환경도 카펫이나 매트를 깔아줌으로써 반려견이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
슬개골탈구는 소형견에서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조기에 관리하면 관절 손상을 줄이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호자가 다리를 잠깐 드는 것쯤은 괜찮다고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다. 반복적인 절뚝거림이나 한쪽 다리를 드는 행동은 슬개골탈구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작은 증상도 놓치지 않는 일상 속 세심함이 필요하다.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관절센터장ㅣ정리 헬스경향 조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