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평가인증원 중앙환자안전센터는 ‘유사 의약품 투여 전 확인 필요’ 시리즈의 일환으로 발음이 비슷한 의약품에 의한 환자안전사고를 주제로 환자안전 주의경보를 21일 발령했다.
이번 주의경보는 이름이나 발음이 비슷한 의약품을 혼동해 발생한 실제 사고 사례와 재발 방지 대책을 담았다. 인증원은 처방, 조제, 투약 과정에서 의약품명을 잘못 인식하면 환자에게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길을 끈 사례는 진통제와 마취제를 혼동한 오처방 사고다.
의료진은 통증 조절을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인 ‘케로민(Keromin)’을 처방하려 했지만, 이름이 비슷한 마취제 ‘케타민(Ketamine)’을 잘못 입력했다. 간호사가 처방 내용을 다시 확인했음에도 케타민이 그대로 투여됐고, 이후 환자가 반진정 상태를 보이면서 투약 경위를 확인한 끝에 의약품명 혼동에 따른 처방 오류가 드러났다.
케타민은 마취와 진정에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적응증에 맞지 않게 투여될 경우 의식 저하나 진정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구순포진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 ‘발트렉스정’ 대신 발음이 비슷한 혈압강하제 ‘발탄엑스정’이 처방됐다. 다행히 약사가 진료 내용과 처방 약물이 맞지 않는 점을 발견해 의료진과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바로잡아 실제 투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인증원은 유사 발음 의약품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의료기관별로 혼동 위험이 있는 의약품 목록을 관리하고, 의약품명의 일부를 대문자로 표시하는 ‘Tall Man Lettering(TML)’ 기법을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 색상이나 굵은 글씨 등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구분하고, 의료진에게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와 보호자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자신이 복용하거나 투여받는 의약품의 이름과 용도를 미리 확인하고, 평소 복용하던 약과 다르거나 이상하다고 느낄 경우 즉시 의료진에게 문의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주현 중앙환자안전센터장은 “투약 관련 환자안전사고를 예방하려면 처방, 조제, 투여 등 모든 단계에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중 확인과 다시 읽어주기(Read back) 절차를 적극 활용하고, 환자와 보호자도 투여받는 의약품을 정확히 이해하는 등 환자 참여를 기반으로 한 안전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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