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과 이란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할 전망이다. 간밤 미국 반도체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데다 원·달러 환율 부담도 다소 완화되면서 외국인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7.16포인트(0.59%) 내린 5만1839.2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4.41포인트(0.19%) 밀린 7443.2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2.17포인트(0.05%) 하락한 2만5508.07에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을 둘러싼 경계감이 커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사망과 관련해 이란에 추가 보복을 경고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도 상승했다.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1.27% 오른 배럴당 89.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8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0.90% 상승한 배럴당 83.23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는 데다 최근 조정을 받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 하락 폭은 제한됐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1.94% 올랐으며 AMD와 아스테라랩스도 각각 1.58%, 1.80%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대형주의 움직임이 지수 반등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6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0.82%) 내린 24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는 1만6000원(0.91%) 하락한 178만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는 이달 13거래일 동안 매도 6회와 매수 3회 등 총 9차례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에서도 같은 기간 7차례 사이드카가 발동됐으며, 서킷브레이커도 이달 들어 두 차례 발동됐다.
다만 최근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데다 실적 전망도 견조해 반등을 위한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를 밑도는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 이달 이후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전망치가 6.8% 상향된 반면 코스피는 23.1% 하락해 실적과 주가 간 괴리도 커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이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미국 반도체주 반등과 원·달러 환율 부담 완화로 외국인 수급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증시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업종의 낙폭 과대 인식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을 시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낙폭이 과도했던 주도주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며 비중을 다시 늘려가는 전략을 우선순위로 둘 필요가 있다"며 "밸류에이션과 실적, 수급 측면에서 지수의 추가 하락보다는 바닥을 다진 뒤 반등을 기대할 만한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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