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범죄 영상 지우려면 결제부터"…정부에 코인 장사하는 불법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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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범죄 영상 지우려면 결제부터"…정부에 코인 장사하는 불법사이트

이데일리 2026-07-21 05:4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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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불법 사이트들이 결제를 해야만 성범죄 영상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른바 ‘열람권 장사’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피해 영상물을 확인하고 삭제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가상화폐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범정부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딥페이크 피해자 확산 (사진=뉴시스)
딥페이크 피해자 확산 (사진=뉴시스)


20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성평등가족부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는 2024년부터 피해자영상물 삭제지원에 가상화폐를 쓰고 있다. 2024년에는 비트코인과 모네로로 96만원을, 지난해에는 비트코인과 모네로, 라이트로 112만 4000원을 결제했다. 사이트에서 등급을 한 번 올리는 데 통상 2만~3만원이 드는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는 약 30~40개 사이트에 비용을 지불한 셈이다.

이는 일부 사이트에서 디지털 성범죄물에 접근하려고만 해도 코인을 지불해야 해서다. 디성센터가 운영자에게 삭제 요구를 하기 위해 피해영상물 유무를 확인하는 것조차 제한되는 상황이다. 해당 사이트들은 회원제로 운영되며 등급마다 볼 수 있는 게시판을 달리해 관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포인트를 구매해 등급을 높여야 음란물을 볼 수 있다.

불법사이트의 이 같은 운영 방식은 최근 2~3년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에는 불법 사이트가 트래픽을 모아 광고 수익을 얻었기에, 웹사이트 주소를 아는 누구나 해당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텔레그램이 디지털 성범죄의 새로운 유통 창구로 떠오르며 구조가 바뀌었다. 텔레그램 유저들이 VIP방을 통해 성범죄물을 판매하기 시작하자 몇몇 사이트들도 결제한 이용자에게만 접근 권한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를 체감하는 건 디지털 장의사들도 마찬가지다. 김호진 산타크루즈컴퍼니 대표는 “예전에는 사이트 트래픽에 영향을 받을 걸 걱정해, 법적으로 문제된다고 경고하면 사이트 운영자들이 영상을 내렸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영상들 각각이 열람권을 파는 상품이 되면서 삭제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코인 결제가 이뤄지며 운영자 실체를 파악하기도 어려워졌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의지를 가지면 코인 거래를 추적할 수 있지만 텀블링 등 익명화 기술이 많아 실질적으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국가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현재 성평등가족부는 범정부 합동 통합지원단을 설립해 디지털성범죄 불법 유해사이트에 대응하고 있으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2명)·경찰청(3명) 인원을 전부 합쳐 8명에 불과하다. 더 나아가 회원제 불법 사이트를 대상으로 위장수사를 할 필요도 있다. 조준택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피해자 신고에 의존하면 범죄를 인지하는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며 “위장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고 운영자를 특정해 사이트를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처벌이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불법촬영물의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매출의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으나 금액이 지나치게 적다는 취지다.

정연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행법상 운영자가 불법촬영물 유통을 의도적으로 방임했다는 점까지 입증해야 해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이트를 운영해 얻는 이익보다 처벌 수위가 높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디지털 성착취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되면서 피해자 지원기관조차 피해 영상에 접근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추적 역량과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처벌도 실효성 있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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