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정부가 동탄과 용인 일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경기 남부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서울 집값 부담에 밀린 실수요가 반도체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꾸준히 유입되는 가운데 규제 이후에도 영통과 기흥 등 인접 지역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은행권 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는 가운데 오는 9월 시행되는 삼성전자의 주거안정 지원대출도 경기 남부 주택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토허구역 묶였지만 상승세 여전…영통·기흥 강세 이어져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동탄 아파트 매매가격은 0.73% 상승했다. 전주보다 오름폭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수원 영통구(0.64%)와 용인 기흥구(0.59%)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의 강세를 이어갔다.
서울의 높은 집값 부담으로 경기 남부를 찾는 실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 회복 기대가 더해지면서 정부가 지난 5일 동탄과 구리, 용인 기흥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음에도 매수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용인 수지구 역시 6월 중순 이후 오름폭이 다소 둔화했다가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가격 부담과 규제에도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동탄과 수원 영통은 오름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세”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전월세 매물도 부족한 용인 기흥구로 수요가 이동하는 한편, 기존 집주인들의 갈아타기 수요가 분당과 용인 수지로 유입되면서 경기 남부 전반으로 강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은행 대출은 조이는데…삼성전자 사내대출은 새 변수
하반기 경기 남부 주택시장의 핵심 변수는 대출 환경이다. 주요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신규 대출 취급을 조정하고 한도를 줄이고 있다. 일반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도 이전보다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오는 9월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최대 5억원 규모의 주거안정 지원대출은 경기 남부 주택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반도체 사업장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실수요 유입과 기존 주택 보유자의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대출 시행을 앞두고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한 공인중개사는 “구축 아파트에 거주하던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신축이나 상급지 이동 문의가 있다”며 “고소득 맞벌이 부부가 많아 기존에 보유한 자금을 더해 매수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성과급을 받은 뒤 움직이면 결국 지각비로 생각해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면적·가격 제한에도…“추가 수요 유입 가능성”
삼성전자는 주거안정 지원대출 대상 주택에 면적과 가격 기준을 뒀다. 수도권과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등 6개 광역시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가격 25억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면적과 가격 제한만으로 추가 수요를 억제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경기 남부에는 대상 요건에 해당하는 주택이 적지 않은 데다 실수요자의 선호가 높은 국민평형도 포함돼 있어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소득과 금융 여건은 주택 수요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데, 최대 5억원은 실제 구매력을 높이기에 충분한 규모”라며 “임직원의 매수 여력이 커지면서 주택 수요가 늘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대상 주택의 면적과 가격을 제한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평형은 중대형보다 신혼부부와 젊은 수요층의 선호가 높은 만큼 충분히 추가 수요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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