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보유세 강화를 포함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행 보유세는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종부세는 주택 수에 따라 세율과 공제 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시가격 합산액이 같더라도 고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과 저가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의 세 부담이 달라지는 사례가 발생한다. 같은 자산 가치를 보유하고도 주택 수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지는 점이 현행 제도의 한계로 지적된다.
지난 16일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도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보유 가액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지방에 있는 저가 주택 여러 채보다 수도권에 있는 고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하는 것이 세제상 유리해지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학계에서는 장기적으로 보유세를 강화하고 취득세와 양도세 등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에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한국은 부동산 보유 단계의 세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거래 단계의 세 부담은 높은 구조여서 보유세와 거래세 간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늦추거나 증가한 세금이 전월세 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과세 기준을 보유 가액 중심으로 바꾸면 시장 참여자의 자산 배분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주택 수에 따른 불이익은 줄어드는 대신 총 보유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 체계가 단순화되면 지방에 저가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 반면 자산을 서울 강남권 등 초고가 주택 한 채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리해지면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또 다른 형태로 강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제 개편의 핵심은 세금을 더 걷느냐보다 '어떤 기준으로 과세할 것이냐'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조세 형평성과 시장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가 이번 세제개편안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은 "주택 수가 아니라 공시가격 등 보유 가액에 따라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합하다"며 "공시가격 합계가 같아도 한 채를 보유한 사람과 두 채를 보유한 사람의 종부세가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현행 제도가 수도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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