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현지 블라인드 테스트서 압승… 한국산 쌀, 우수한 미질로 유럽 입맛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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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현지 블라인드 테스트서 압승… 한국산 쌀, 우수한 미질로 유럽 입맛 공략

위키트리 2026-07-20 19:5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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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도심의 한식당들이 국산 쌀을 앞다퉈 찾고 있다.

장지윤 농협경제지주 식품지원부장(왼쪽 5번째)과 이용경 프랑스 파리 한식당 '한옥'의 대표(오른쪽 4번째)가 현지 시간 11일 '한옥'에서 개최된「해외 한식당 농협 쌀 인증제」20호점 인증패 수여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농협경제지주

농협경제지주가 시행 중인 '해외 한식당 농협 쌀 인증제'가 출범 1년여 만에 인증 매장 20곳을 넘어서면서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 11일(현지 시간) 파리 국립 기메동양박물관 내 한식당 '한옥'에서 20호점 인증패 수여식을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이 제도는 해외 한식당이 국산 농협 쌀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인증해주는 사업이다. 지난해 파리의 한식당 '순 그릴 샹젤리제'가 1호점으로 이름을 올린 이후, 파리 시내 주요 한식당들이 잇따라 참여하며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농협 측은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3년째 이어온 담양산 고품질 쌀의 안정적 공급을 꼽았다.

품종과 자연환경의 궁합… 국산 쌀 명성의 비결

국산 쌀의 경쟁력은 어느 한 지역, 한 품종의 산물이 아니다. 전국 각지에서 토양과 기후에 맞는 품종을 오랜 기간 개량해 온 결과라는 게 농업계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 철원의 '철원오대쌀'이다. 오대벼는 1982년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이 육성한 품종으로, 냉해에 강하고 재배 기간이 짧아 북부 산간지에서도 재배할 수 있도록 개량됐다. 비무장지대 인근의 청정한 물과 공기, 기름진 점질토, 그리고 벼가 여무는 시기의 큰 일교차가 맞물리면서 특유의 구수함과 단맛을 내는 쌀로 완성됐다. 낮 동안 광합성으로 축적한 영양분이 서늘한 밤 기온 속에서 낟알에 고스란히 저장되는 원리다. 쌀알이 굵고 밥으로 두어도 잘 굳지 않아 도시락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경기 이천의 '임금님표 이천쌀'은 조선시대 왕실에 진상되던 쌀로 이름이 알려진 지역이다. 이천평야의 비옥한 토양과 온화한 분지 기후 덕에 예로부터 밥맛 좋은 쌀 산지로 꼽혀 왔고, 각종 브랜드 품평회에서 여러 차례 최우수 등급을 받으며 국내 대표 브랜드 쌀로 자리 잡았다.

경기 여주의 '여주쌀' 역시 명성이 높다. 팔당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청정 수계를 끼고 있어 물 관리가 엄격하고, 유기물 함량이 높은 황토질 토양이 특징이다. 여주 지역에서는 주로 '추청미' 품종을 재배하는데, 아밀로스 함량이 낮아 밥을 지었을 때 찰기가 좋고, 단백질 함량도 낮은 편이어서 밥이 식어도 부드러운 식감이 유지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약재배를 통해 다른 품종과의 혼입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 밖에 전남 담양은 청정 지하수와 큰 일교차를 가진 곡창지대로, 이번 파리 인증제에 쌀을 공급하고 있는 산지이기도 하다. 전북 김제·정읍 등지에서 재배되는 '신동진' 품종은 담백하고 깔끔한 밥맛으로, 충남 서산·당진 일대의 '삼광' 품종은 윤기와 찰기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국산 쌀은 대부분 낟알이 짧고 둥근 자포니카(japonica)종에 속한다. 전분 구조상 아밀로스 함량이 낮아 밥을 지으면 특유의 찰기와 점성이 살아난다. 반면 미국·베트남 등에서 주로 유통되는 인디카(indica)종은 낟알이 길고 아밀로스 함량이 높아 밥알이 서로 잘 달라붙지 않고 흩날리는 식감을 낸다. 한식 특유의 '한 그릇 밥'을 완성하는 데는 자포니카 계열 쌀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 현지 한식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B2B 거래 확대로 수출 기반 다져

농협은 이 같은 품질 우위를 앞세워 개별 소비자 판매에서 나아가 현지 외식업체를 상대로 한 거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 내 농협 쌀의 도매 판매량은 소매 판매량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식당을 거점으로 한 도매유통 확대가 수출 기반을 다지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농협은 20호점 달성을 기념해 이달부터 파리 현지 인증 식당들과 함께 소셜미디어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거나 농협 쌀로 지은 밥 후기를 남긴 현지 고객에게는 즉석밥을 증정한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파리 ACEMART 루브르점에서 현지 유통 파트너사 ACE FOOD와 함께 소비자 대상 블라인드 시식 조사도 실시했다. 한국산, 미국산, 베트남산 쌀로 각각 만든 김밥과 주먹밥을 놓고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조사한 것으로, 농협은 이 결과를 향후 프랑스 B2B 시장 공략 전략 수립에 반영할 방침이다.

김주양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는 "1년 만에 20호점을 확보하며 프랑스 시장에서 농협 쌀의 경쟁력을 다시 입증했다"며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B2B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식의 세계적 인기와 맞물려 국산 쌀의 품종별 경쟁력이 재조명받으면서, 농협의 '한식당 거점 전략'이 유럽 시장 공략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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