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 지방 콘서트 유행과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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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아이돌 지방 콘서트 유행과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마리끌레르 2026-07-20 18:42: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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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에 이어 엔하이픈, 보이넥스트도어도 부산에서 공연한다고?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데뷔 13주년을 맞이한 BTS.

하이브 보이 그룹들의 부산행

아이돌의 콘서트 투어 공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투어의 닻을 올린 이후 해외 투어를 마치고 다시 서울에서 앵콜 콘서트로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흐름 사이에, 지방 공연이 자리 잡기 시작했어요. 북중미 지역에서 ‘ARIRANG’ 투어를 한창 진행하던 BTS가 유럽 투어를 떠나기 전 6월 12, 13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아미들을 만났던 것에 이어, 새로운 투어 를 막 시작한 보이넥스트도어는 7월 31~8월 2일 사흘 간, ‘BLOOD SAGA’ 투어가 한창인 엔하이픈은 8월 8~9일 양일 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이브의 보이 그룹들이 연이어 부산을 찾는 셈이죠.

투어 중 부산 추가 공연 소식을 알린 ENHYPEN.

이런 분위기에 팬들은 대체로 반가워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방 팬들이 서울로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은 결코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일은 아닙니다. 음악 방송과 팬 사인회 등 아티스트를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경로가 서울에 쏠려 있는 가운데, 이동 및 숙박에 드는 비용은 고스란히 팬의 몫이 됐죠. 수도권 팬들 입장에서도 해외 투어보다는 국내 콘서트 회차가 추가되는 것이 여러모로 시간과 비용 부담을 덜어 줄 수도 있습니다. 지방 공연은 또 다른 의미를 갖기도 해요. 해당 지역에 연고가 있는 멤버가 있다면 고향에서의 공연은 ‘금의환향’의 서사를 완성하죠. 부산에서 첫 단독 공연을 앞둔 보이넥스트도어 또한 멤버 이한이 부산 출신이고, 운학 역시 태어난 곳은 부산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기도 한 운학은 시구를 위해 사직구장을 찾기도 했죠. 보이넥스트도어의 부산 공연은 선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며 7월 31일 회차가 추가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는데요. 부산에서 첫 콘서트를 기념하며 부산 빵지순례 필수코스인 옵스(OPS)와의 콜라보 제품도 출시되어 기대를 모읍니다.

첫번째 월드 투어로 ‘Knock on Vol 2’ 부산 단독 공연을 앞둔 BOYNEXTDOOR.
옵스X보이넥스트도어 ‘공연전’.

BTS와 ‘부산’의 인연 역시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부산이 고향인 지민과 정국 뿐 아니라 대구 출신인 슈가, 대구와 거창에서 자란 뷔까지. 특히나 영남 지역과 각별하죠. 일찍이 2019년 서울 공연에 앞서 펼쳐졌던 ‘BTS 5th MUSTER [MAGIC SHOP]’은 BTS 최초의 부산 단독 공연으로 당시 4만 명 남짓한 관객을 모으기도 했어요. 2022년에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며 ‘Yet to come in BUSAN’ 공연 역시 펼친 바 있습니다.

지방 공연장, 너무 크거나 작거나

K-팝 아티스트들의 발길이 부산으로만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23년 연말 인스파이어 아레나 개관을 기점으로 인천에서의 공연이 급속도로 많아졌고, 세븐틴의 유닛들 또한 지방 광역시로 향하는 흐름이 있었죠. 올해 초 부산 벡스코에서 공연을 펼친 ‘에스쿱스X민규(CXM)’에 앞서 지난해 동반 입대를 앞두고 ‘호시X우지’는 서울, 부산 그리고 광주에서 캐럿들과 만났습니다.

호시X우지 팬콘서트 ‘WARNING’ 포스터.

이쯤 되면 궁금해집니다. 그럼 그동안은 왜 안 한 걸까? 당연히 지방에서 공연이나 콘서트 자체가 부재한 것은 아닙니다. 장르를 막론한 솔로 가수, 밴드,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출연진 등 다양한 형태의 아티스트들이 전국 투어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죠. K-팝 그룹 또한 갖가지 지역 축제와 페스티벌, 대학 축제 등을 통해 지방 도시를 찾기도 하고요. 다만 다채로운 무대 장치가 요구 되고, 댄서와 스태프를 비롯한 다인원이 이동 및 철수를 감행해야 하며, 집중적인 관객 관리 등 수많은 현장 인력까지 필요한 K-팝 그룹의 공연 특성상 단독 지방 콘서트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실제로 BTS의 공연도 매끄럽지만은 않았어요. 2022년 ‘Yet to come in BUSAN’ 공연의 경우 공연장이 변경되는 일이 있었고, 이번 부산 ‘ARIRANG’ 공연도 현장 관객 입장이 늦어지며 첫째 날은 공연이 한 시간 가까이 지연되는 이슈가 있었으니까요. 늘 거론되는 공연 기간 동안 과도한 숙박비 상승 문제와 교통편 문제도 빼놓을 수 없고요. 이번 ‘ARIRANG’ 부산 공연 기간에는 국토교통부가 나서서 수도권행 심야 버스를 36대 증편하고, 기차와 전철 배치도 늘리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고양종합운동경기장에서 7만8천 명을 동원하며 ‘DEADLINE’ 투어를 시작했던 블랙핑크.

또 한 가지, 서울 밖의 공연장은 너무 크거나 너무 작습니다. 애초에 공연만을 위해 만든 시설이 아니기 때문이죠. 비교적 서울과 가까운 인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1만~1만 5천 명 규모인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제외하면, 최근 K-팝 아티스트 콘서트가 열렸던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2만 8천명, 인천 문학경기장 주경기장은 4만 명 이상도 가능한 초대형 베뉴입니다. 실제 지난해 이 장소에서 단독 공연을 연 K-팝 아티스트들은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BTS 진(JIN) 정도. 사실상 ‘넘사’ 체급들만 공연 가능한 셈입니다. 지난해 블랙핑크, G-DRAGON에 이어 BTS의 공연이 펼쳐졌고 빅뱅, 아이유 등의 공연이 예정된 고양종합운동경기장 주경기장도 마찬가지죠. 해당 베뉴는 최대 4만 3천명까지 수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방 공연장 대관료가 더 비싸다고?

NCT WISH ‘School of Wish’
KickFlip ‘From KickFlip To WeFlip’.

초대형 공연들이 펼쳐지는 한편, ‘아담한’ 규모의 공연장을 활용하는 ‘전국 투어’ 형태의 팬 콘서트도 흥미로운 흐름입니다. 2024년 엔시티 위시가 서울, 부산, 대구, 전주, 청주를 방문하는 전국 투어의 포문을 열었던 것에 이어 올해 데뷔 1주년을 기념해 킥플립도 서울, 부산, 광주, 청주, 대구를 찾았어요. 일본의 신인 그룹들이 지역별 소규모 공연장을 집중 공략하는 것과 비슷한 전략인 셈이죠. 다만, 이런 전국 투어 형태의 소규모 팬 콘서트는 수익성 보다는 팬 서비스 차원의 이벤트로 보이기는 합니다. 콘서트 보다 무대 장치가 적고 하루 두 차례 진행한다고 해도 공연장 규모가 1천 석~1천5백 석 남짓인 데다가, 티켓 가격도 10만원 미만으로 형성되어 있으니까요.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광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 등 공연장 상당수가 대학 캠퍼스 내 시설이라는 점 또한 아직은 지방 도시의 자체적인 문화시설이 부족함을 보여줍니다. 두 그룹 모두 방문했던 청주 ‘CJB 미디어센터’는 예식장도 있는 곳이라 한 팬이 올린 공연 관람객과 예식장 하객을 구분해 둔 공연 안내문이 SNS에서 바이럴 되기도 했어요.

팬이 게시한 NCT WISH 청주 팬콘서트 안내문.

특히 고기호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장의 말에 따르면 서울은 공연장 별로 6~10%의 대관료를 적용하는 반면, 지방의 다목적 공연장은 조례에 따라 대부분 10%를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6%와 10%는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차이죠. 여기에 이동과 숙박, 설치 및 철수 비용 등이 추가되니 기획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욱 클 수 밖에요. 이런 흐름 속에서 올초에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대관료를 대폭 인상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특히 민간 시설인 인스파이어는 고척돔이나 KSPO DOME 등의 시설과는 달리 대관 기준과 비용 산정 방식이 공개되어 있지 않은 터라 공연료 인상이 업계로부터 큰 반발을 사기도 했어요.

잠실주경기장의 컴백, 그리고 서울 아레나 이후의 미래는?

최근 지방 공연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서울 내 공연장이 부족한 이슈가 가장 큽니다. 3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이 2023년 공사에 들어갔고, 고척 스카이돔은 프로 야구와 장소를 나눠 써야 하죠. 최근에는 올림픽공원 시위 여파로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구 핸드볼경기장)에서 예정됐던 공연도 취소되거나 대체 장소를 찾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집니다. 올해 12월 올림픽주경기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돌아오고, 서울 창동에 건축 중인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서울 아레나’도 2027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거든요. 특히 2만 5천 명 가량 수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아레나’는 공연전문 시설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습니다. 음향은 물론이고, 무거운 조명 및 음향 장비를 안전하게 지탱할 수 있는 트러스 구조를 천장에 적용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게 한 것이죠. 현재 국내 공연장 중 천장 구조물을 지탱 가능한 곳은 KSPO DOME이 40톤,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100톤 정도로 유일한 상황이었습니다.

서울 아레나 조감도. ⓒ 정림건축

그러나 한 번 지방 도시로 퍼져나간 공연의 흐름은 정부 차원에서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 콘서트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도 직접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실제로 지난 5월에 있었던 국정성과 보고에 따르면 고양종합운동장이 대형 콘서트 베뉴로 쓰이기 시작한 이후, 고양시의 공연 수익은 109억 원에 달했으며 공연장 인근 상권의 카드 매출액은 58%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TS 부산 공연 역시 공연 전후 2주간 실시한 관광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80%가 공연과 팝업 행사를 보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고, 2박 3일 이상 부산에 체류했다는 응답도 78%에 달했다고 해요. 저 또한 공연을 보기 위해 인스파이어로 실려가던 택시 안에서 “세븐틴 공연장 앞 카페가 하루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2천 잔을 팔았다더라”는 도시 전설 같은 이야기를 인천 택시 기사님으로부터 들은 바 있답니다.

지역 간의 교통편과 공연 시설 확충 등 여러 해결해야 할 지점이 있겠지만 모든 문화 공연이 서울에 집중된 현재 지방 공연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흐름입니다. 서울 출신인 멤버가 한 명도 없는 BTS는 지난 부산 공연 첫째 날 서프라이즈 셋리스트로 자신들의 지역적 정체성을 담은 ‘팔도강산’과 ‘Ma City’를 아주 오랜만에 신나게 불렀죠. “서울 강원부터 경상도, 충청도부터 전라도”까지, ‘팔도강산’의 가사처럼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좀 더 지역에서 자주 관람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아 제주에서도요!

BTS ‘NORMAL’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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