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예진 기자】코스피 시장이 글로벌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떠올랐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몸집이 커지면서 해당 주가 방향이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주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20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자산운용의 타이 후이 아시아·태평양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글로벌 팀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그는 한국 증시 마감 후 미국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와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글로벌 AI 관련주의 거래가 24시간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전날 밤 미국 증시가 다음 날 코스피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뉴욕과 런던, 도쿄의 펀드매니저들이 거래를 시작하기 전 한국 증시를 확인하며 관계가 역전됐다. 코스피와 나스닥100 지수의 60일 상관계수는 0.46까지 상승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0.16)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2년 이내에서 최고치에 달한다. 보통 상관계수가 0.5 이상이면 동조화를 보인다고 해석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 하락이 글로벌 반도체와 증시 하락의 순환고리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 거래일이었던 지난 16일 코스피는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6% 넘게 하락했다. 같은 영향으로 뉴욕증시에서 SK하이닉스 ADR도 13% 넘게 급락했고, 메모리 및 주요 반도체 주를 나타내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29% 내렸다.
한편 공매도 투자자 파미 콰디르는 최근 서울에 사무소를 설립해 현지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글로벌 시장의 ‘큰손’들의 시선이 한국을 향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콰디르는 “반도체 등 AI 기술 경쟁력보다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됐다”며 “이재명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작한 측면을 특히 주목한다. 초기 투자 목표는 중소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 등 혁신기업에 투자한 아크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17일 한국에 방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의 ‘심장과 영혼’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글로벌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AI 혁명의 핵심 수혜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