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아이유가 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열린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지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메타를 상대로 증거개시를 신청했다. 한국에서 진행 중인 명예훼손 민사소송에 쓸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디스패치는 아이유 측이 스레드 계정 운영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접속 IP 등을 제출하도록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찾을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다.
이미 국내 연예계에서는 미국 법원 절차를 거쳐 해외 플랫폼 익명 계정 운영자의 신원을 특정한 사례가 나왔다. 다만 법원이 자료 제출을 허가해야 하고, 플랫폼이 가진 정보가 실제 이용자와 연결돼야 한다.
탈덕수용소 사건은 이미 ‘성공 사례’
가장 가까운 사례는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 사건이다. 장원영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해당 운영자를 상대로 민·형사상 절차를 진행하면서 미국 내 디스커버리 제도를 활용한 신원 확인 절차를 병행했고, 그 결과 운영자의 실체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스타쉽 측은 미국 법원 절차를 통해 구글로부터 운영자 정보를 확보했고, 이후 국내 소송을 이어갔다.
국내 법원만으로는 구글 등 해외 플랫폼 본사에서 가입자 정보를 받기 어려워 한국 소송을 낸 뒤 미국 법원에 다시 정보 공개를 신청하는 구조가 쓰이는 것이다.
이 사례가 아이유 사건의 답을 어느 정도 보여준다. 해외 SNS 계정이라고 해서 반드시 못 찾는 것은 아니다. 미국 법원이 자료 제출을 허가하고, 메타가 의미 있는 가입·접속 정보를 갖고 있다면 한국 소송에서 피고를 특정하는 단계까지 갈 수 있다.
미국 법원 신청의 목표는 ‘처벌’이 아닌 ‘피고 특정’
아이유 측이 신청한 절차는 미국 연방법 28 U.S.C. §1782, 외국 재판을 위한 증거개시 조항이다. 외국 재판에 사용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법원이 미국 내 회사나 개인에게 자료 제출을 명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이번 신청의 핵심은 미국에서 악플러를 처벌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한국 민사소송에서 상대방을 피고로 세우기 위해 신원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민사소송에서는 피고가 특정돼야 한다. 이름과 주소 등 기본 정보가 확인되지 않으면 소장 자체가 적법하게 제출되기 어렵다.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아이유 측은 해당 계정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총 52건의 허위 게시물을 작성해 명예와 평판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게시물에는 표절 의혹, 중국 관련 주장, 해외 성과 폄하, 고인 마케팅 의혹, 언론 통제·여론조작 의혹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허위 가입정보와 VPN은 변수
미국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더라도 곧바로 악플러가 특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계정 가입 정보가 허위일 수 있고, 이메일이나 전화번호가 다른 사람 명의일 수도 있다. 접속 IP가 VPN, 공용 와이파이, 해외 서버를 거쳤다면 실제 이용자 확인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같은 계정이 반복적으로 접속한 기록, 본인 명의 이메일·전화번호, 일정한 IP 패턴이 남아 있다면 특정 가능성은 높아진다. 결국 관건은 메타가 가진 정보가 단순한 계정 정보에 그치는지, 실제 이용자와 연결될 만한 자료인지다.
신원을 찾아도 끝은 아니다. 이후 한국 소송에서는 각 게시물이 허위 사실 적시인지, 단순 의견 표현인지, 아이유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렸는지를 따로 판단한다.
표절 의혹이나 중국 관련 주장처럼 사실처럼 단정한 표현은 명예훼손 쟁점이 커질 수 있다. 반면 해외 인기 평가처럼 의견의 성격이 강한 표현은 다툼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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