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들 움직이면 확실하다" AI 옥석 판독기 거듭난 투자의 귀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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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 움직이면 확실하다" AI 옥석 판독기 거듭난 투자의 귀재들

르데스크 2026-07-20 16:30: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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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AI) 분야의 큰 손 투자자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AI 산업에 대한 전문 지식과 이해도가 부족하다 보니 그들의 투자 판단이 기업의 핵심 평가 지표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과거에는 혁신적인 기술과 창업자의 이력을 바탕으로 기업의 가치가 매겨졌다면 이제는 어떤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는지가 기업 가치와 시장 신뢰도를 결정짓는 핵심 사안이 된 것이다. 글로벌 투자업계에선 AI 분야의 거물 투자자들을 일컬어 'AI 시대의 킹메이커'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안드리슨, 피터 틸, 엘라드 길…AI 업계의 큰 손 변신한 옛 실리콘밸리의 신성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AI 기업들이 유치한 벤처투자금은 2258억달러(약 310조원)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벤처투자금의 48%를 차지하는 규모이자 역대 최고 수준이다. AI 투자 열풍이 불면서 투자 규모 역시 눈에 띄게 커졌다. 창업 직후 진행되는 초기 투자(시드)나 첫 대규모 투자 단계(시리즈A)부터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자금이 몰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를 단순한 자금 지원자가 아닌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는 일종의 '보증인'으로 보는 시각도 생겨나고 있다. 덕분에 AI 분야 유명 투자자를 향한 관심도 부쩍 커졌다.

 

현재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벤처캐피털 안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공동창업자 마크 안드리슨(Marc Andreessen)이다. 개발자 출신인 안드리슨은 지난 2009년 벤 호로위츠(Ben Horowitz)와 함께 회사를 설립한 이후 올해로 17년째 기술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해오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웹브라우저 '넷스케이프'(Netscape)를 공동 개발하며 처음 이름을 알렸다. 이후 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 '옵스웨어'(Opsware)를 공동 창업한 뒤 이를 약 16억달러(약 2조4000억원)에 매각했고 그 돈을 종잣돈 삼아 벤처투자 분야에 진출했다. 

 

▲ 글로벌 AI 투자자 5인 비교.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오랜 기간 기술 스타트업 투자에 전문성을 쌓아온 그는 최근 몇 년 동안은 AI 분야 투자에 집중해 왔다. 대표적으로 2023년 12월 프랑스 생성형 AI 스타트업 '미스트랄AI'의 3억8500만유로(약 60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다. 2024년 8월에는 독일 AI 이미지 생성 기업 '블랙포레스트랩스'의 시드 투자에 참여했다. 지난해 7월에는 '싱킹 머신즈 랩'(Thinking Machines Lab)의 20억달러(약 2조7600억원) 규모 시드 투자를 주도했다. '싱킹 머신즈 랩'은 ChatGPT로 유명한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미라 무라티(Mira Murati)가 설립한 생성형 AI 스타트업이다. 안드리슨은 올해도 대규모 신규 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등 AI 분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페이팔(PayPal)의 공동 창업주로 유명한 피터 틸(Peter Thiel)도 거물 AI 투자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같은 대학 로스쿨을 졸업했다. 1998년 글로벌 온라인 결제기업 '페이팔'(PayPal)을 공동 창업했고 2002년 '이베이'(eBay)에 회사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는 약 15억달러(약 2조원)에 달했다. 막대한 돈을 거머쥔 틸은 2005년 벤처캐피털 '파운더스펀드'(Founders Fund)를 공동 설립하며 벤처투자 시장에 진출했다. 파운더스펀드는 세계 최대 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의 초기 투자에 참여하는 등 남다른 투자 안목을 과시해 왔다.

 

또한 최근에는 AI와 방위산업을 접목시킨 이른바 '방산 AI' 분야에 적극 투자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 인더스트리'(Anduril Industries) 투자가 있다. 파운더스펀드는 안두릴 창업 초기부터 자금을 지원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25억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주도했다. 안두릴은 AI 기반 자율무기와 무인기, 감시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미국 대표 방산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기준 기업가치가 305억달러(약 4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밖에 AI 데이터 기업 '스케일AI', 생성형 AI 개발사 '오픈AI' 등에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개인투자자 엘라드 길(Elad Gil)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개인 엔젤투자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따로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개인 신분으로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치는 그는 과거 UC샌디에이고에서 수학과 분자생물학을 복수전공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구글에서 제품 관리 업무를 맡았고 2007년 위치기반 개발자 도구 기업 '믹서랩스'(Mixerlabs)를 공동 창업했다. 믹서랩스가 2009년 12월 트위터(현 X)에 인수된 이후 길은 2012년까지 트위터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그는 AI 스타트업 초기 투자 전문가로 변신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생성형 AI 검색기업 '퍼플렉시티AI'(Perplexity AI)와 AI 코딩 기업 '애니스피어'(Anysphere) 등 그가 개인 자격으로 투자한 기업만 170여 곳에 달한다. 그는 저서 '하이 그로스 핸드북'(High Growth Handbook)을 통해 고성장 스타트업의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한편,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멘토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AI 거물 중 손꼽히는 여성파워 사라 구오…AI 시대에도 변함없는 투자 감각 日 손정의

 

▲ 사라 구오 컨빅션 창업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은 글로벌 AI 생태계 확대를 이끄는 대표 투자자로 꼽힌다. 사진은 사라 구오(왼쪽)와 손정의 회장의 모습. [사진=그레이록 갈무리 ·연합뉴스]

 

AI 전문 벤처캐피털 컨빅션(Conviction)의 창업주 사라 구오(Sarah Guo)는 AI 투자 거물로 꼽히는 인물 중 유일한 여성이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금융·경제학을 공부한 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거쳐 2013년 벤처캐피털 '그레이록 파트너스'(Greylock Partners)에 합류했다. 30세가 되기 전 그레이록 최연소 제너럴 파트너(General Partner)에 오르며 업계의 조명을 받았다. 2022년 AI 전문 벤처캐피털 컨빅션을 설립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컨빅션은 설립 후 줄곧 생성형 AI 모델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핵심 투자 대상으로 삼아 왔다. 특히 제품 출시 이전이나 창업 초기 단계부터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펼치며 빠르게 성장했다. 컨빅션의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AI 법률 서비스 기업 '하비'(Harvey), AI 의료 플랫폼 '오픈에비던스'(OpenEvidence), AI 음성·영상 기업 '헤이젠'(HeyGen) 등이 있다. 또 지난해에는 '싱킹 머신즈 랩'의 20억달러(약 2조7600억원) 규모 시드 투자에도 참여했다. 미국 VC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생성형 AI 분야에 특화된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차세대 AI 유니콘 발굴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은 최근 두각을 드러내는 AI 분야 투자자 중 유일하게 미국 외 국적을 가진 인물이다. 재일교포 3세이자 일본인인 그는 생성형 AI 기업뿐 아니라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AI 관련 전 분야에 걸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손 회장은 미국 UC버클리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1981년 소프트뱅크를 창업했다. 소프트웨어 유통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그는 인터넷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투자회사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00년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Alibaba)에 약 2000만달러(약 270억원)를 투자한 뒤 알리바바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투자 역사상 손꼽히는 성공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이후 손 회장은 2017년 약 1000억달러(약 138조원) 규모의 '비전펀드'(Vision Fund)를 출범시키며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 전문 투자펀드를 조성했다. 비전펀드는 반도체,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소프트뱅크의 대표 투자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비전펀드는 특히 최근 몇 년간 AI 분야 투자에 집중했다. 지난해 3월 소프트뱅크는 오픈AI를 상대로 최대 4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정하며 핵심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오픈AI의 기업가치는 3000억달러(약 410조원)로 평가됐다. 이어 오픈AI, 오라클 등과 함께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기도 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이들 거물 투자자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생성형 AI 개발에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막대한 초기 자본이 필요한 만큼 다른 투자자들을 끌어들일만한 유인장치가 필요한 데 탄탄한 투자 성공 이력을 보유한 이들의 이름 자체가 곧 신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AI 산업은 막대한 초기 자본이 필요한 만큼 투자자의 역할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며 "유명 투자자의 참여는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는 신호로 작용해 후속 투자와 기업 가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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