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초호황에 커지는 ‘특허 청구서’…AI 공급망 새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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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초호황에 커지는 ‘특허 청구서’…AI 공급망 새 변수

이데일리 2026-07-20 16:25: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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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초호황을 맞은 가운데 특허 분쟁이 새로운 경영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의 매출이 급증하자 특허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금과 로열티 규모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금전 배상을 넘어 미국 내 수입·판매 금지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AI 서버 공급망 전반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진=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최근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가 미국 위성통신 기업 비아샛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2억2900만달러(약 3400억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배상액은 2026년 3월까지 발생한 과거 침해분에 대한 로열티를 토대로 산정됐다.

문제가 된 특허는 낸드플래시의 고속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소비전력을 줄이고 신뢰성과 수명을 높이는 기술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아샛은 키옥시아가 자사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키옥시아는 해당 특허가 무효라며 침해 혐의를 부인해 왔다. 키옥시아는 이번 평결에 불복해 항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메모리 업체들도 특허 공세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근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넷리스트의 제소에 따라 삼성전자 D램과 이를 탑재한 제품에 대한 특허 침해 조사에 착수했다. 넷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자사의 D램 데이터 처리 기술을 침해했다며 해당 제품의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금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사 대상에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구글과 엔비디아, 브로드컴,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 삼성전자 메모리를 사용하는 주요 고객사의 제품도 포함됐다. 특허 분쟁의 범위가 메모리 칩을 넘어 AI 가속기와 서버 등 완제품으로 확대된 셈이다. 다만 ITC의 조사 개시가 특허 침해 인정이나 수입 제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제재까지는 행정판사의 예비 결정과 위원회 검토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키옥시아 공장 전경. (사진=키옥시아)
키옥시아 공장 전경. (사진=키옥시아)


SK하이닉스도 고대역폭메모리(HBM)과 3D 낸드를 둘러싼 특허 분쟁에 직면했다. 미국계 특허관리전문회사(NPE) 모노리식3D는 SK하이닉스의 3D 낸드와 HBM, 해당 칩을 포함한 메모리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에는 칩 자체가 주된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SSD와 메모리 모듈 등 제품군 전반으로 소송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실제 메모리 관련 특허소송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 지식재산권 전문매체 IAM이 도켓 내비게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미국 연방지방법원에 제기된 D램 관련 특허소송은 전년보다 119% 늘었다. 같은 기간 낸드 관련 소송도 56% 증가했다. AI 메모리 시장이 커지면서 특허 침해가 인정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배상금과 합의금도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특허 소송으로 인한 고액 배상금보다 수입·판매 금지 가능성을 더 큰 위험으로 보고 있다. 수입 제한이 현실화하면 개별 반도체 업체의 법률비용과 실적 부담을 넘어 메모리 수급과 빅테크의 AI 서버 구축 일정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의 성장과 함께 핵심 기술의 특허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며 “소송 대상이 완제품과 고객사로 확대되고 있어 공급망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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