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1위 기록문화 강국 면모, 100여점 기록유산으로 보는 韓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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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1위 기록문화 강국 면모, 100여점 기록유산으로 보는 韓 역사

뉴스컬처 2026-07-20 16:01: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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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록 세계의 기억’ 전시 포스터. 사진=국가기록원
‘한국의 기록 세계의 기억’ 전시 포스터. 사진=국가기록원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우리나라는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총 20건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치이며 전 세계를 통틀어도 5위에 해당한다. 방대한 사료의 양과 독창적인 서술 방식, 인류가 공유해야 할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은 기록 자산들은 한국의 역사적 정체성을 증명한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기념해 한국의 세계기록유산 전 종을 한데 모은 기획전 ‘한국의 기록, 세계의 기억’을 20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대한민국관’에서 개최한다.

조선왕조실록. 사진=국가기록원
조선왕조실록. 사진=국가기록원

총 4개의 주제별 공간으로 세분화돼 100여 점의 사료가 전시된다. 역사의 토대를 다룬 첫 번째 공간 ‘본(本)’에서는 조선 왕실의 통치 체계를 보여주는 실록과 왕실 의례 기록이 소개된다.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조선왕조실록 태백산사고본은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간의 정치를 총 848책에 걸쳐 기록한 사료다.

영조정순왕후 가례도감의궤. 사진=국가기록원
영조정순왕후 가례도감의궤. 사진=국가기록원

정비인 정성왕후와 사별한 영조가 1759년 정순왕후 김씨를 계비로 맞이하는 간택 및 혼례식을 기록한 ‘영조정순왕후가례도감의궤’도 전시된다. 여기에는 영조가 친히 궁으로 행차하는 50면에 달하는 친영반차도가 실려 있으며, 379필의 말과 1,299명의 인물이 정밀하게 묘사돼 있다.

왕의 덕망을 기리며 제작한 의례용 도장인 ‘효종 어보’와 함께 수정 흔적이 남은 광해군일기 중초본, 실록함 등도 전시장에 놓인다.

훈민정음 해례본. 사진=국가기록원
훈민정음 해례본. 사진=국가기록원

선조들의 지혜를 조명한 두 번째 공간 ‘맥(脈)’에서는 문자의 창제 목적과 원리를 명시한 문헌이자 언어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훈민정음 해례본’이 소개된다. 1446년 음력 9월에 간행된 1책의 목판본인 이 서적은 새로 만든 문자 '훈민정음'의 음가와 운용법, 해설과 용례를 구체적으로 붙여놓은 기록이다.

​형사재판원본(전봉준 판결문). 사진=국가기록원해인사 고려대장경판. 사진=국가기록원
​형사재판원본(전봉준 판결문). 사진=국가기록원해인사 고려대장경판. 사진=국가기록원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불조직지심체요절’이 함께 전시된다. 또 부처님의 말씀을 집대성해 8만여 장이 넘는 목판으로 구성해 '팔만대장경'으로도 불리는 ‘해인사 고려대장경판’과 영남 지방 유학자들의 저술을 보존하기 위해 제작된 ‘유교책판’의 실물 목판이 전시돼 지식을 공유하려 했던 의지를 보여준다.

형사재판원본(전봉준 판결문). 사진=국가기록원
형사재판원본(전봉준 판결문). 사진=국가기록원

이어지는 인권 공간 ‘민(民)’에서는 근현대사의 아픔과 민주주의의 발자취가 중심을 이룬다. 1895년 법원 문서에 포함된 전봉준의 판결선고서인 ‘형사재판원본(전봉준 판결문)’에는 1892년 전봉준이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민중봉기의 과정, 사형선고 판결이 명시돼 있다.

1948년 제주4·3 당시 군사재판에 회부돼 사형과 징역형을 선고받은 2,530명의 명단이 담긴 ‘(제주4·3) 군사법회의 수형인 명부’는 불법 재판의 소명 자료로서 농부, 어부, 학생 등 당시 희생자들의 인적 사항을 증명한다.

이와 함께 1960년 3·15 부정선거에 항거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이승만 대통령 하야 성명 음성이 포함된 ‘4·19혁명’ 기록물, 1980년 5월 광주 시위 당시 한 여성이 광주시청에 전화를 걸어 “도청 앞 분수대를 정지시켜달라”고 요청한 음성이 담긴 ‘5·18 관련 시민 전화’ 기록 및 사진이 공개된다.

마지막 회복 공간 ‘공(共)’에서는 국난을 극복한 공동체의 기록이 펼쳐진다. 나라의 빚을 갚기 위한 국채보상운동 문서와 함께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친필로 농어촌 소득증대를 위한 구상을 작성한 ‘새마을운동 박정희 대통령 친필 문서 사본’이 전시된다.

KBS 이산가족 찾기 방송. 사진=국가기록원
KBS 이산가족 찾기 방송. 사진=국가기록원

또한 1960년 경기도 양주군 수락산에서 열린 제1회 사방의 날 모습을 비롯해 치산녹화 계획과 산림 복구 과정을 보여주는 ‘산림녹화 제1회 사방의 날’ 사료가 소개되며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총 453시간 45분 동안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1만189가족이 재회하도록 도운 ‘KBS이산가족찾기방송’ 기록물과 사연판이 놓인다. 198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제작된 환경정화 활동 영화 ‘새벽길’도 상영된다.

한 시대를 관통한 인물들의 시선과 국가의 성장이 투영된 기록물들을 살펴보면서 현재까지 생명력을 이어온 공동체의 기억을 확인할 수 있다. 수백 년 전의 철저한 기록 정신이 오늘날의 민주화 운동과 국가 재건 기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살펴보면서 한국의 기록 유산이 지닌 가치를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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