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축매입임대 민간 사업자 지원책을 전면 시행한 가운데 비아파트 공급 회복 대책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수요와 공급 모두 급격히 위축된 빌라·오피스텔 시장의 초기 자금조달 부담을 낮춰, 단기 공급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전체 시장 신뢰 회복과 임대차 시장의 안정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시행된 대책의 골자는 신축매입임대 사업자의 초기 자금 부담 완화다. LH가 민간 사업자에게 선지급하는 토지 확보 지원금을 토지비의 최대 80%까지 높이고, 잔여 토지비와 설계비 등 초기 사업비에는 HUG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보증 지원을 강화한다. 공사비 연동형 사업은 공사비 검증으로 착공이 지연되지 않도록 ‘선 착공·후 공사비 검증’ 방식도 도입했다.
정부가 이처럼 비아파트 공급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월세화로 인한 서울 임대차 시장의 가격 불안 자리 잡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11만6823건 중 월세 계약은 5만8380건으로, 월세 비중이 5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43.12%보다 1년 만에 6.85%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특히 비아파트 시장의 경우, 전세사기 여파로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진 데다 고금리 지속, 전세대출 규제 강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기준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 월세·반전세를 선호하는 구조적 체질 변화가 고착화되는 상황이다.
실제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에 따르면 전체 주택 거래 중 비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0.4%에서 지난해 18.5%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올해 5월 누계 기준 전국 비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약 81%에 달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자금 지원 중심의 단기 처방만으로 비아파트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회복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단기 착공 물량은 일부 증가할 수 있지만, 민간 공급 생태계의 체질 개선 없이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장기적으로 비아파트 월세 수요가 공급을 압도할 경우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건정연에 따르면 지난해 비아파트 착공 실적은 3만7487가구로 최근 10년 평균치(약 16만 가구)의 23% 수준에 그쳤다. 인허가 비중 역시 전체 주택의 10%대 초반으로 추락해, 금융 지원만으로 반등을 꾀하기엔 실효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예산을 들여 사들이는 신축매입임대 방식은 집행기관의 심각한 재무 건전성 악화라는 걸림돌을 안고 있다. 실제 주요 매입 주체인 LH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올해 LH의 영업손실 추산액은 4721억원이다. 부채 규모도 올해 약 170조원에서 2027년에는 약 219조원으로 늘어 부채비율도 226%에서 260%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대책에 포함된 '부분 매입' 허용 등으로 공급 방식은 다양해졌지만, 한 건물 내에 공공과 민간 소유가 혼재되면서 준공 이후 공공기관이 감당해야 할 관리 부실 리스크와 공가(빈집) 관리 부담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행기관들의 재무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물량 목표를 설정하면 현장의 과부하와 매입 후 관리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며 "단기 자금 지원세제 완화 등을 포함한 거시적 규제 개선이 선행돼야 민간 공급 생태계가 정상화될 수 있다. 아울러 임대수요를 위한 품질 기준 개선과 사후 관리 체계 확보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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