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항로까지 동시에 막힐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석유 최고가격제 장기화가 불가피해진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장 초반 약 3% 상승하며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6월11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비슷한 폭으로 올라 배럴당 84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최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서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고, 이란은 중동 내 미군 기지 보복 타격으로 응수하면서 양국 간 휴전 합의는 사실상 무너진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화한 이후 일부 유조선이 운항을 중단하거나 우회하고 나섰다.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우회로로 활용하던 홍해 수출로마저 후티 반군의 공격 위험에 노출되면서 글로벌 원유 수송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에너지 안보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54%에 달한다. 두 해협이 동시에 봉쇄되면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 조택영 기자
일단 정부는 단기적인 원유 수급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계가 선제적으로 확보한 7~8월 원유 도입 물량은 전년 대비 100% 이상으로 집계됐다. 9월 원유 도입 물량도 꾸준히 증가해 약 74% 수준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의 상향 조치나 차량 2부제 재시행 등은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미 시행 중인 중동 전쟁 비상 대응 조치만으로도 충분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종료를 고심하던 석유 최고가격제는 당분간 이어가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중동 전쟁에 따른 국내 기름값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3월13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한 뒤 4개월 넘게 시행 중이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현지에서 미군 전사자가 발생하는 등 중동 정세가 악화하고 있지만 당장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 대응 단계를 바꿀 계획은 없다"면서도 "현재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원유 수급 상황에 변동이 생기면 그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 전국 주유소 기름값은 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휘발유와 경유 가격 모두 하락 폭이 축소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7월 셋째 주(지난 12∼1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주보다 리터당 15.5원 내린 1877.5원이었다. 7월 둘째 주에 전주와 비교해 리터당 59.1원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내림세가 크게 꺾인 상태다.
경유는 전주 대비 17.7원 내린 1862.5원을 기록했다. 경유 역시 하락 폭이 크게 줄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조만간 전국 평균 기름값이 1900원대에 다시 진입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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