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이후 10년 만에 신작 〈호프〉로 돌아온 나홍진 감독이 〈엘르〉 8월호를 통해 포트레이트 화보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번 포트레이트 촬영은 나홍진 감독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과 〈호프〉 속 크리처가 품은 미지의 감각을 결합한 콘셉트로 완성됐다. 영화를 설계하는 창조자의 위엄과 장르를 확장해온 감독의 개성을 한 프레임 안에 담아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나홍진 감독은 경쟁 부문에 초청된 제79회 칸영화제부터 개봉 직전까지 이어진 〈호프〉의 치열한 제작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크리처 샷만 400컷이 넘는 영화"라며 상영 직전까지 CG와 사운드 후반 작업을 이어갔고, "영화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할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작품을 다듬고 있었다고 밝혔다. 〈호프〉는 백주 대낮에 인간과 외계 생명체가 충돌하는 대규모 크리처 영화다. 나홍진 감독은 "시나리오가 나오자마자 VFX(시각적인 특수효과를 위한 영상제작기법) 회사 대표에게 대포항에서 보자고 했다"며 "우리나라 VFX는 이걸 해봐야 한다, 어느 정도 이상의 퀄리티를 뽑아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기존 크리처 영화의 문법이 아니라, 아예 해본 적 없는 것. 대낮의 크리처는 레퍼런스가 없다. 처음부터 맨땅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나홍진 감독이 〈호프〉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히 SF나 크리처 장르에 대한 도전이 아니었다. 스트리밍 시대가 본격화되던 시기를 언급하며 이어서 "내가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엔터테인먼트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작품의 출발점을 밝혔다. 영화의 비주얼에도 특별한 철학이 담겼다. 나홍진 감독은 홍경표 촬영 감독과 주고받은 합에 관해 설명하며, 이어서 〈호프〉의 미장센 전체에 '레트로'라는 감각을 심고 싶었다고 전했다. 빈티지 렌즈와 고전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지금 시대의 클래식 장르영화를 완성하고자 했다고 답하며 "〈호프〉를 만들면서 지금까지 1000번도 넘게 봤는데, 그 느낌이 지금도 너무 좋다"고 덧붙여 작품의 미장센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또한 배우들의 액션은 가능한 한 CG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촬영을 선택해, 인간이 몸으로 만들어내는 스펙터클의 감동을 스크린 위에 담아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인터뷰에서는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배우들과 함께한 작업 과정도 공개했다. 나홍진 감독은 "한 컷도 쉬운 장면이 없었다"며 "배우들이 현장을 믿고 끝까지 함께해 준 덕분에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모션 캡쳐 연기에 몰입한 마이클 패스벤더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에게 둘러싸여 몸에 주렁주렁 기계를 달고 연기를 하는데, 너무 멋있었다"며 "세상에, 내가 왜 이 사람을 CG로 덮지? 그냥 얼굴을 내보낼 걸"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인터뷰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호프〉를 보는 방식에 관해 "영화의 비주얼과 사운드를 그대로, 몸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설명했다. 영화를 텍스트처럼 해석하기보다 비주얼과 사운드를 온전히 경험해주길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속편에 관한 물음에는 "정말 모른다. 왜냐하면 이런 규모의 영화를 이 규모의 자본으로는 만들 수 없다"는 대답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나홍진 감독의 '호프'라는 질문에는 "계속 오래 만드는 거다. 오랫동안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같은 걸 두 번 하고 싶지는 않다"고 전했다.
나홍진 감독의 독보적인 세계관과 〈호프〉를 향한 집념이 담긴 인터뷰와 포트레이트 화보는 〈엘르〉 8월호와 엘르 웹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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