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사들이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같은 내용을 ‘붙여넣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8명의 교원들은 반 전체 학생 70% 이상의 학생에게 동일한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감사원은 서울특별시교육청 정기감사 주요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2025년 11~12월에 이뤄졌으며,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서울교육청이 수행한 업무가 대상이었다.
감사원은 “서울교육청은 81만명 상당의 학생, 7만명 상당의 교원, 2118개 학교의 운영을 지원하고 감독하며 이를 위해 10조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지만, 예산과 인력을 방만하게 운영한다는 우려와 함께 최근 학교폭력 증가, 부실한 학생부 관리에 따른 불만도 고조해 감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먼저 이번 감사에서 ‘학생부’ 관리에 동일한 내용을 기재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평가에 대한 변별력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감사원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시 소재 239개 고등학교의 학생부 작성실태를 점검한 결과, 교사들은 하나의 문안을 한 해 동안 중복기재하거나, 전년도 문안을 재활용하거나, 교육내용이 전혀 다른 학년에도 중복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교사는 반 전체 학생 수의 70%를 초과하는 학생들의 ‘종합의견’을 동일한 내용으로 기재했고, 심지어 이 중 일부는 하루 동안 반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동일한 내용의 종합의견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교육청 장학사들은 학생부 중복기재를 점검할 의무가 있는데, 장학사들이 이를 확인해 학교 측에 통보를 해도 수정하지 않는 곳도 다수였다.
학교폭력 상담기록이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의 회의록 작성이나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는 학교폭력 상황에 적극 개입하고 상담 등을 통해 사실을 확인해야 하며 업무수행의 모든 과정이 기록물로 생산·관리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교육청은 상담내용을 기록하는 방법이나 보관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교사에게 일임하고 있는 것으로 감사 결과 밝혀졌다.
실제, 학교폭력 심의건수가 가장 많은 강남서초 및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의 학폭위 155건을 표본 점검한 결과, 143건(92.2%)은 학교가 상담기록을 보관하지 않아 학폭위에 상담기록이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143건은 학폭위의 요청에도 상담기록이 없어, 결국 객관적 증거 부족으로 학폭위에서 피해 학생의 주장 중 일부는 학교폭력이 미인정되는 사례(2건)도 발생했다. 기록이 없어 피해 학생들이 더 불리한 상황이 되는 셈이다.
또 학폭위 조치사항을 부당하게 삭제한 경우도 드러났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학교폭력 조치사항 중 제4호(사회봉사), 제5호(특별교육), 제6호(출석정지)는 2년 동안(2023년 2월 이전 신고 기준) 학생부에 기재하되, 학교 전담기구 심의를 통해 졸업 시 삭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학업 중단(자퇴 등)이나 서로 다른 2건 이상의 학교폭력 사안으로 조치를 받으면 전담기구 심의대상에서 제외돼 기록삭제가 불가하다. 하지만 일부 학교는 이 규정을 잘못이해해 보관기관(2년)이 끝나기도 전에 전담기구 심의 대상이 아닌 2건 이상의 학교폭력 가해 학생과 자퇴 학생의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심의졸업일 또는 졸업예정일에 삭제했다.
아울러 정부의 교원감축 계획에도 서울교육청은 예상결원보다 많은 신규교원 및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여 인건비 예산 증액에 따른 다른 사업비 감액 등 예산운영의 효율성을 저해한 점도 감사에서 포착됐다. 서울교육청은 2021년 신규 초등교과교원 채용계획 수립 시 교육부의 초등교과 교원 감축계획을 근거로 신규채용인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를 대며 신규채용 인력을 과다하게 늘려 710명의 초과현원을 발생시켰다.
이번 감사는 지난 1월 서울교육청 부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감회의를 했고 지난 6월 감사위원회의의 의결로 확정됐다. 감사원은 “총 12건의 위법 및 부당사항에 대해 주의·통보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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