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 KBO리그와 '정식 계약'을 맺은 두 외국인 선수가 선전을 다짐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한 팀에서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인연이 있다. KT 위즈의 로건 앨런과 삼성 라이온즈의 크리스 페덱의 이야기다.
페덱은 삼성의 후반기 새 외국인 투수다. 기존 외국인 투수인 맷 매닝, 잭 오러클린의 대체 선수로 지난 11일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페덱의 KBO행을 적극적으로 추천한 선수가 바로 로건이다. 로건과 페덱은 지난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가까워졌다.
지난 15일에 만난 페덱은 "삼성과 계약하기 전, 로건에게 KBO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로건이 '한국 음식이 정말 맛있고 사람들도 좋다. 특히 팬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을 것'이라며 한국행을 추천해 줬다"고 말했다.
19일에 만난 로건 역시 당시를 돌아보며 "페덱의 한국행 루머가 돌기 시작할 때부터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삼성이 그와 접촉하고 있다는 소식을 일찍 들었고, 내가 먼저 연락해 한국행을 추천했다"며 "이곳의 라이프스타일과 팬들, 음식, 분위기 등을 페덱이 정말 좋아할 거라 확신했다. 평생의 기회가 될 수 있으니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해 줬다. 한국에 가면 정말 정말 정말(Really, Really, Really) 좋아할 거라고도 했다"고 전했다.
페덱은 삼성 입단 때부터 카우보이 모자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18일 선발 등판 땐 카우보이 모자에 스리피스 정장까지 입고 출근해 화제를 모았다. 페덱은 "고향인 텍사스는 목장과 카우보이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문화를 알리고자 평소 카우보이 모자와 부츠를 즐겨 착용한다"며 "어릴 때부터 중요한 행사에는 멋지게 입고 가야 한다고 배웠다"고 매 출근길 정장을 고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로건은 페덱의 카우보이 모자 이야기가 나오자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로건은 "그 친구, 2019년 샌디에이고 시절에도 선발 등판 날이면 항상 카우보이 모자에 빳빳하게 다린 정장이나 청바지 차림으로 경기장에 출근했다"며 웃었다. 이어 "하지만 이번엔 하나 실망스러운 게 있다. 모자와 정장까지 완벽했는데 카우보이 부츠 대신 일반 구두(Dress shoes)를 신었더라. 카우보이 부츠를 신었어야지!"라며 껄껄 웃었다.
로건은 "페덱은 미국에서 '불독(Bulldog)'이라 불릴 정도로 투지가 넘치고, 팀의 승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선수"라며 "나 역시 마운드 위에서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데, 페덱도 나와 성향이 매우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에 이어 올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에 입단한 로건은 지난 18일 구단과 정식 계약을 맺으며 올 시즌 완주를 확정 지었다. 로건은 "올해 초 LA 다저스에서 투구 메커니즘을 크게 수정했고 체중도 18kg가량 감량했다. 타릭 스쿠발 등 주요 메이저리거들과 오프시즌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함께 한 덕분에 신체적으로 한 단계 발전했다"며 "원했던 팀인 KT와 시즌 끝까지 함께할 수 있어 무척 만족스럽다. 우리 팀은 매우 강하다. 한국시리즈(KS) 무대까지 계속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로건은 페덱과 KS 무대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장면도 상상한다. 로건은 "만약 KS에서 페덱을 만난다면 그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 KT 타자들이 정말 강하기 때문"이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어 "물론 그날이 오면 철저히 비즈니스로 임할 것이다. 내 개인적인 목표는 KS 우승"이라며 "미국인 중에 KS 우승 반지를 가진 선수가 얼마나 되겠나. 내가 그중 한 명이 되고 싶다. 팀의 우승을 위해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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