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쟁 장기화에 현금경제 회귀…인터넷 차단·증세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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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쟁 장기화에 현금경제 회귀…인터넷 차단·증세 영향

연합뉴스 2026-07-20 09:0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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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드론 공습에 카드결제 장애…세수 감소에 재정 부담↑

모스크바의 시장 모스크바의 시장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4년 넘게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서 현금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중 현금 유통량은 1조5천600억 루블(약 29조7천억 원)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현금 사용이 늘어난 것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 당국이 광범위한 모바일 인터넷 차단 조치를 시행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모바일 인터넷 차단으로 상점과 식당 등에서 카드 결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일상화되면서 시민들도 현금을 사용하는 문화가 확산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의 증세도 현금 거래를 유도하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러시아는 전쟁 비용 충당을 위해 올해 1월부터 부가가치세를 20%에서 22%로 인상하고, 중소기업의 과세 기준도 강화했다.

세금 부담이 커지자 식당을 비롯한 각종 소매점에서는 매출 신고를 줄이기 위해 고객들에게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임금을 현금으로 지급해 세금을 줄이는 이른바 '봉투 급여'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중소기업 단체인 오포라 러시아(Opora Russia)의 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의 약 6%가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금 거래 확대 등 이른바 '회색 경제'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전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은행 예금금리는 연 10% 수준에 달하지만, 은행에선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은행에서 인출된 현금 규모는 5천500억 루블(약 10조5천억 원)에 달한다.

특히 이 가운데 2천억 루블(약 3조8천억 원)은 정기예금에서 빠져나갔다.

이 같은 현상은 전쟁에 따른 경제와 사회 불안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은행 계좌보다는 구(舊)소련 시절처럼 현금을 집에 보관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선 2023년 용병기업 바그너의 무장반란 당시에도 현금 인출이 급증한 바 있다.

이 같은 이례적인 현상은 러시아 정부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최근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4%로 낮췄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가스 수입은 늘었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재정 부담과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의 타라스 스보르초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금이 은행으로 돌아오지 않고 시중에 그대로 머물고 있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지적했다.

모스크바의 환전소 모스크바의 환전소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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