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심리적 위기에 놓인 임산부를 지원하는 위기임신보호출산제가 시행 2년을 맞았다. 심층상담을 받은 임산부 절반 이상이 아이를 직접 키우기로 했고 출생 후 유기된 아동 수도 감소했다. 반면 보호출산으로 태어난 아동 10명 중 6명은 위탁가정이 아닌 시설에서 보호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전 상담을 넘어 태어난 아동이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위기임신보호출산제 시행 2년 동안 위기임산부 4251명에게 모두 1만8088건의 상담을 제공했다. 집계 기간은 제도가 도입된 2024년 7월 19일부터 2026년 6월 말까지다.
위기임신보호출산제는 임산부가 직접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상담과 임신·출산·양육 관련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불가피한 경우 가명으로 의료기관에서 진료와 출산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제도다. 보호출산으로 태어난 아동은 출생등록을 거쳐 국가 책임 아래 보호된다.
심층상담 후 409명 직접 양육 선택
전체 상담자 가운데 지속적인 사례관리가 필요한 726명에게는 심층상담이 이뤄졌다. 상담 결과 409명은 원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기로 했다. 보호출산을 신청한 임산부는 206명이고 출생신고를 한 뒤 입양을 선택한 경우는 62명이었다.
보호출산을 신청했다가 결정을 바꾼 사례도 있었다. 신청자 가운데 47명은 7일 이상 숙려기간과 상담을 거쳐 신청을 철회했다. 임신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갑자기 출산한 뒤 가족과의 갈등을 우려해 보호출산을 신청했지만 상담기관의 중재로 가족에게 출산 사실을 알리고 직접 양육을 선택한 사례도 확인됐다.
출생 후 유기되는 아동은 감소했다. 보호대상아동 통계상 유기 아동은 제도 시행 전인 2023년 88명·2024년 30명·2025년 19명으로 줄었다. 2년 사이 약 78%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보호출산 아동이 태어난 이후의 보호환경은 과제로 남았다. 초록우산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7월부터 2026년 4월까지 보호출산으로 태어난 아동 189명 중 115명(61%)이 아동양육시설에서 보호됐다.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개별적인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위탁가정에 연계된 아동은 58명(30%)에 그쳤다.
초록우산은 영아기가 양육자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시기라는 점을 들어 보호조치를 결정할 때 가정형 보호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호출산 아동을 맡을 위탁가정을 확보하고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지원체계를 함께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2026년 제도 시행 후 처음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현장 의견과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도 운영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김현숙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현장 의견을 반영하고 지역상담기관의 전문성을 높여 위기임산부가 필요한 시기에 지원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가정= 아동이 입양·가정위탁·시설보호 등 대안적 보호에 들어가기 전 부모와 생활하던 본래의 가정을 뜻한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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