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의 신용등급 강등, 증시에 보내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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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의 신용등급 강등, 증시에 보내는 경고"

비즈니스플러스 2026-07-19 18:49:01 신고

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은 지난 9일(현지시간)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오라클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단계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투기등급 바로 위 단계다.

S&P글로벌은 "오라클의 성장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이 기존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희석하고 있다"며 "이전에 AI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투자 규모와 그것이 오라클의 전반적인 신용도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했다"고 밝혔다.

안전하게 소프트웨어 사업을 하던 오라클이 이제 돈 많이 드는 AI 인프라 사업을 주력으로 삼으면서 비용 부담은 너무 커졌다는 뜻이다.

투자자문사 세븐스리포트리서치의 타일러 리치 기술 애널리스트는 13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이번 강등이 주식시장에 ‘탄광 속 카나리아’, 다시 말해 다가올 위험을 미리 알리는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표현했다.

S&P글로벌은 과도한 인프라 투자와 오픈AI에 대한 높은 위험 노출도가 오라클의 부채 상환 능력에 큰 위험이 된다며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낮춘 것이다.

이번 소식은 증시에서 비교적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세븐스리포트는 주식 투자자라면 이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닥칠 수 있는 더 큰 문제에 대한 조기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리치 애널리스트는 "오라클이 장기적·경기순환적인 약세장의 초기 단계에 접어들 가능성만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메가캡 테크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컴퓨팅 및 스토리지 같은 서비스를 엔터프라이즈 규모로 제공할 수 있는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 중 가장 먼저 하락세로 전환하는 업체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라클 주가(달러)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오라클 주가(달러)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오라클 주가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61%나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리치 애널리스트는 오라클의 쇠퇴와 신용등급 강등이 이미 예고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 전조는 지난해 오라클 주가가 상승했지만 오라클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충분히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주가가 치솟는데도 채무 불이행에 대한 보험 비용은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주식 투자자들이 위험을 간과한 반면 채권 투자자들은 이미 위험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리치 애널리스트는 현재 이와 유사한 경고 신호가 미국 주식시장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ICE 하이일드 옵션조정스프레드(OAS) 역시 경기 사이클상 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채권 투자자들이 고위험 기업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어느 정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뉴욕 증시의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에서 채 2%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다.

리치 애널리스트는 "지속가능한 강세장의 중간 단계에서 이런 현상이 관찰된 적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둘째, 채권 가격에 대한 기술적 지표들을 보면 앞으로 하이일드 채권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나타난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채권 수익률은 상승한다.

리치 애널리스트는 연초부터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같은 기간 주가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가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는 가운데 부실채권 수익률 지수가 상승세를 탄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덧붙였다.

리치 애널리스트는 채권시장 전반에서 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AI 투자에 대해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AI 관련 설비투자 과잉이 둔화하거나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면 기업들의 채무불이행 위험은 커진다.

리치 애널리스트는 "이것이 본질적으로 오라클에 일어난 일"이라며 "투자자들은 오라클의 막대한 AI 투자에 대해 우려해왔고 이제 S&P글로벌 역시 신용등급 강등으로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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