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10년간 장부가 기준 2조3천억원이 넘는 토지와 건물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이 단기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점포 경쟁력과 재무구조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종합하면 MBK는 2015년 말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현재까지 약 2조3천235억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을 처분했다.
MBK는 인수 당시 'MBK→한국리테일투자→홈플러스홀딩스→홈플러스스토어즈→홈플러스' 구조를 유지했으나, 2019년 말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거치면서 'MBK→한국리테일투자→홈플러스' 체계로 단순화됐다. 이에 따라 리파이낸싱 이전에는 홈플러스홀딩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 홈플러스 감사보고서를, 이후에는 통합 법인인 홈플러스 감사보고서를 통해 자산 처분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감사보고서 주석의 유형자산 장부금액 변동 내역을 보면 2015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토지와 건물 처분 규모는 1조3천35억원이었다. MBK가 인수를 마친 직후인 2016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1년 동안만 5천684억원 상당의 토지와 건물이 매각됐다.
리파이낸싱 이후에도 자산 처분은 이어졌다. 2019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 홈플러스가 처분한 토지와 건물은 1조1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합하면 MBK 인수 이후 처분된 부동산 규모는 모두 2조3천235억원에 달한다.
이들 자산은 전국 홈플러스 점포를 비롯한 토지와 건물 등으로, 업계에서는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MBK는 2015년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약 4조3천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전체 인수금액 7조2천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외부 차입에 의존한 셈이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인수금융 대부분이 차입으로 조달되면서 홈플러스 계열의 재무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며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이 담보로 활용되면서 재무적 유연성도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MBK의 과도한 차입금 논란이 불거지자 보도자료를 통해 실제 인수금융 규모는 2조7천억원 수준이며, 인수 당시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약 8천억원으로 이자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규모 자산 매각이 단기 현금 확보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구조를 악화시켰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점포를 매각한 뒤 재임차하는 방식이 확대되면서 임차료 부담이 커졌고, 이는 현금흐름과 점포 경쟁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리스부채 상환을 위한 현금 유출은 2025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 4천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의 2천189억원과 비교하면 약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오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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