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몇 년째 재야에 있는 차비 에르난데스가 은근슬쩍 대표팀 감독직 희망을 어필했다. 진심일지는 모르지만, 아시아 무대도 그의 시선에 있는 듯하다.
19일(한국시간) 차비는 스페인 국영 라디어 ‘RNE’와 인터뷰에서 다음 지도자 커리어는 국가대표팀으로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나눈 대화인 만큼 허투루 밝힌 대표팀 사령탑 의지는 아닌 걸로 보인다.
차비는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클럽보다는 대표팀 감독이 본인 생활에 맞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가족적인 측면에서 대표팀 감독이 잘 맞을 것 같다. 클럽 감독이라면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대표팀 감독이 더 제게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대표팀 지휘에 도전할 대륙에도 한계를 두지 않았다. 현재 감독 자리가 난 한국이 있는 아시아 무대 역시 포함했다. 차비는 “감독으로 월드컵, 유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아시안컵 같은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라며 사실상 특정 국가에 국한하지 않고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 아시아까지도 차기 행선지로서 열려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차비는 선수 경력으로 따지면 대표팀에서 모든 걸 이룬 인물이다. 바르셀로나, 스페인 대표팀의 전설적인 미드필더인 차비는 일명 ‘티키타카’로 대변된 그 당시 스페인 축구의 정체성 그 자체였다. 170cm의 왜소한 체구를 무색하게 하는 절대 공을 뺏기지 않는 발기술과 어떤 상황에서도 동료 발에 정확히 배달되는 패스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선수였다.
스페인 대표팀의 황금기를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스페인 핵심 자원으로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08,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로 2012를 모조리 제패하는 역사적인 ‘메이저 대회 3연패’를 이룩했다. A매치 133경기 13골을 넣으면서 스페인 최다 출전 4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훌륭한 선수가 훌륭한 감독까지 될 수 없다는 축구계 오랜 문구처럼 차비의 감독 커리어는 다소 아쉽다. 현역 말년을 보낸 카타르 알사드SC에서 첫 지휘봉을 잡은 차비는 리그 및 컵대회를 우승시키며 성공적인 첫 커리어를 쌓았다. 다만 이후 성공에 취해 한 번에 너무 큰물로 뛰어든 게 패착이었다.
차비는 3년의 카타르 생활을 정리하고 곧장 친정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주축 자원들의 쇠퇴와 심각한 재정난으로 쇠락의 시기를 겪고 있었다. 차비는 바르셀로나의 DNA를 다시 깨우기 위한 감독이자 정신적 지주로서 부임했다. 여름 프리시즌까지 온전히 마친 2022-2023시즌 차비는 바르셀로나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이어진 2023-2024시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까지 따내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했다.
하지만 경기력 부진과 수뇌부 갈등이 동시에 터지면서 위기를 맞자, 차비는 사태를 수습하는 데 어리숙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초보 감독 티를 지울 수 없던 차비는 2023-2024시즌 중 경질되면서 친정팀을 떠났다. 이후 별도의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지 않다.
대표팀 감독의 야욕을 드러낸 차비가 한국에도 관심을 가질지 주목된다. 경험해 보고 싶은 무대에 아시안컵을 포함했기 때문에 차비의 아시아행 의지는 일단 존재한다. 다만 본인이 선수 및 감독 경험을 모두 쌓은 카타르 포함 중앙아시아 국가를 더 희망할 가능성이 높다. 또 가족과의 충분한 여가를 대표팀 희망 이유로 들은 만큼 ‘외국인 감독의 국내 거주’를 사실상 필수 요건으로 짚고 있는 한국과는 이해관계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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