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계곡 백숙부터 약수 한 상·매운탕·바지락전, 여름을 채우는 하루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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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계곡 백숙부터 약수 한 상·매운탕·바지락전, 여름을 채우는 하루의 맛

뉴스컬처 2026-07-19 00:00:00 신고

사진=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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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한낮의 열기가 쉽게 가시지 않는 계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여름을 견디고, 또 즐긴다. 물속으로 뛰어들어 체온을 식히거나, 뜨거운 불 앞에서 음식을 만들며 땀을 흘리고, 제철 재료를 아낌없이 식탁에 올린다. 몸으로 부딪치며 계절을 받아들이는 모습 속에는 여름만의 활기가 살아 있다. 더위는 피하는 대상이 아니라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전국 곳곳에는 이런 모습들이 이어진다. 산과 계곡, 바다와 갯벌, 그리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까지, 공간은 다르지만 여름을 맞이하는 태도에는 공통된 생동감이 깃들어 있다. 손으로 잡고, 불로 익히고, 물에 몸을 담그는 일상적인 행동들이 모여 계절을 채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리고, 하루를 완성한다.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밤 9시 35분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 866편 '여름엔 들썩들썩'에서는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춘다.

■청송, 차갑고 뜨겁게 완성되는 한 상

사진=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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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은 깊은 산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오래전부터 약수를 활용한 음식이 이어져 내려온다. 약수터 주변으로 형성된 식당들은 여행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익숙한 공간이다. 자연이 준 재료를 그대로 활용하는 방식은 시간이 흘러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메뉴는 약수로 끓여낸 백숙이다. 닭을 푹 삶아낸 국물은 기름기가 적고 깔끔한 맛을 내며, 더위로 지친 몸에 부담 없이 스며든다. 여기에 숯불에 구워낸 닭불고기가 더해지면 식탁은 더욱 풍성해진다. 한 가지 재료로 서로 다른 조리법을 선보이며 다양한 맛을 완성하는 점이 특징이다.

주왕산 계곡은 여름철 방문객들이 꼭 찾는 장소다. 울창한 숲과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은 한여름에도 차가운 온도를 유지한다. 용추폭포와 용연폭포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위가 가라앉는다. 물소리와 바람이 어우러져 몸과 마음을 동시에 식혀준다.

산 아래 자리한 오래된 식당에서는 세월이 담긴 손맛을 만날 수 있다. 아흔이 넘은 주인이 직접 반죽해 만든 손칼국수는 투박하지만 깊은 풍미를 지닌다. 산나물전과 함께 차려진 한 상은 여행의 피로를 덜어주며,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음식의 가치를 그대로 전한다.

■양양 황룡마을, 함께 몸을 움직이며 완성되는 여름날

사진=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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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양의 황룡마을은 자연과 사람들이 긴밀하게 어우러진 곳이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물길은 생활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으며, 여름철에는 그 존재감이 더욱 또렷해진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에도 주민들은 물가로 향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곳에서는 더위를 피하기보다 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익숙하다.

주민들이 함께하는 천렵은 이 마을의 대표적인 여름 풍경이다. 물살을 가르며 이동하고, 손으로 돌을 들어 올리며 물고기를 찾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협력이 이루어진다. 누군가는 물길을 막고, 누군가는 그 틈을 살피며 움직인다. 이렇게 역할이 나뉘면서도 서로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이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물고기는 점점 늘어나고, 그만큼 웃음도 함께 쌓인다.

잡아 올린 물고기는 곧바로 식사 준비로 이어진다. 야외에 간이 조리 공간이 마련되고, 커다란 냄비에 물과 양념이 들어간다. 메기와 꺽지, 버들치가 한데 어우러져 끓어오르는 동안 사람들은 주변에 둘러앉아 기다린다. 국물이 완성되면 각자의 그릇에 나눠 담아 먹는다. 뜨거운 음식이지만 땀을 흘린 뒤에 먹는 식사는 오히려 몸을 가볍게 만든다.

마을 인근의 얼음굴은 또 다른 휴식 장소로 활용된다. 바깥 공기와는 확연히 다른 차가운 기운이 내부를 채우고 있어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체온이 내려간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 공간이다. 여기에 산에서 얻은 재료로 끓인 백숙까지 더해지며 하루가 마무리된다. 자연 속에서 움직이고, 먹고, 쉬는 시간이 이어지며 여름날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는다.

■태안 갯벌, 손으로 건져 올리는 계절의 맛

사진=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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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태안의 갯마을은 바다의 변화에 따라 일상이 달라진다. 특히 바지락 철이 시작되면 마을 전체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물이 빠지는 시간에 맞춰 주민들은 하나둘씩 집을 나서고, 장비를 챙겨 갯벌로 향한다. 이곳에서는 자연의 리듬에 맞추는 생활이 오랜 시간 이어져 왔다.

수십 대의 경운기가 줄지어 이동하는 장면은 이 시기의 특징적인 풍경이다. 넓게 펼쳐진 갯벌 위에 도착하면 각자 자리를 잡고 작업을 시작한다. 호미로 흙을 뒤집고 손으로 더듬으며 바지락을 찾아낸다. 반복되는 동작이 이어지지만 손끝에 전해지는 감각은 금세 집중하게 만든다. 바지락이 모일수록 작업의 속도도 자연스럽게 붙는다.

이웃과 함께 움직이는 모습에서는 오랜 관계가 드러난다. 이동할 때는 서로를 태워주고, 작업 중에는 필요한 도구를 나누기도 한다. 특별한 말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행동들이 많다. 오랜 시간 같은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만들어낸 익숙한 풍경이다.

작업이 끝난 뒤에는 수확한 바지락으로 식사를 준비한다. 큰 냄비에 바지락을 넣고 끓이면 입을 벌리는 소리와 함께 국물이 완성된다. 와각탕 특유의 소리와 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바지락전을 부쳐 함께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손으로 직접 얻은 재료로 차린 식사는 그 자체로 만족감을 준다.

■신도, 바다 위에서 이어지는 가족의 하루

사진=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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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자리한 신도는 바다와 함께하는 생활이 중심이 되는 곳이다. 계절에 따라 잡히는 어종이 달라지며, 그에 맞춰 하루의 일정도 자연스럽게 변한다. 여름이 되면 바다는 더욱 활기를 띠고, 주민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진다.

이만숙 씨는 고향으로 돌아와 마을을 이끌며 이곳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소개하는 용섬은 독특한 바위와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색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배를 타고 이동하며 바라보는 주변 경관은 육지와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한다.

어획이 시작되면 가족이 함께 배에 오른다. 그물을 던지고 다시 끌어올리는 과정은 반복되지만 매번 긴장감이 흐른다. 물속에서 올라오는 생선의 양에 따라 하루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민어를 비롯한 다양한 어종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자연스럽게 웃음이 이어진다.

잡아 온 생선은 곧바로 식탁으로 이어진다. 손질을 마친 뒤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나누어 먹는다. 바다에서 시작된 하루가 भोजन으로 이어지며 마무리된다. 가족이 함께 만든 결과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이어지며 여름의 풍요가 그대로 전해진다.

■줄 서서라도 즐기는 여름의 순간들

사진=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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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의 한 수영장은 무더위가 이어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른 시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지며 하루가 시작된다. 물에 들어가는 순간 더위는 잠시 잊히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낸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는다. 아이스박스에는 음식과 음료가 가득 담겨 있다. 물놀이 중간중간 쉬어가며 먹는 음식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삼겹살을 구워 먹거나 과일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남양주의 한 식당 역시 여름이면 긴 대기줄이 생긴다. 오이소박이 국수는 시원한 국물과 아삭한 식감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끌어당긴다. 한 그릇을 받아 들고 자리에 앉으면 기다림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보상받는다.

줄을 서는 시간까지 포함해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여지는 계절이다. 물놀이와 음식,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활기가 어우러지며 여름날의 장면이 완성된다. 더운 날씨 속에서도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즐거움을 만들어간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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