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호남서 자운대로 가면 없던 명분이 생기나"… 본질 흐리는 통합사관학교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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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호남서 자운대로 가면 없던 명분이 생기나"… 본질 흐리는 통합사관학교 꼼수

뉴스비전미디어 2026-07-18 22:20: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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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합치는 이른바 '통합사관학교' 설립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당초 호남 지역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며 지역균형발전 논리까지 뒤섞여 한바탕 홍역을 치르더니, 최근에는 국군 주요 교육시설이 밀집한 대전 자운대로 부지를 선회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서는 "장소만 바꾼다고 없던 명분이 갑자기 생겨나느냐"는 매서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 논란 피하려 '자운대' 선회?… 본질 흐리는 '입지 돌려막기'

대전 자운대는 3군 대학 등 군사 교육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어, 표면적으로는 교육의 효율성을 내세우기 좋은 입지다. 호남 유치를 둘러싼 정치적 특혜 시비나 지역 갈등 프레임에서 벗어나 '군사적 합리성'을 강조하려는 당국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는 사태의 본질을 교묘하게 회피하는 얄팍한 시도에 불과하다.

핵심은 '어디'가 아닌 '왜'… 육·해·공군 고유성 훼손 우려 여전해

통합사관학교 추진의 근본적인 뇌관은 '어디에 지을 것인가'라는 입지 문제가 아니라, '도대체 왜 합쳐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타당성의 부재에 있다.

육·해·공군은 전장 환경과 작전 교리, 요구되는 리더십과 오랜 기간 쌓아온 고유의 전통이 명확히 다르다. 인구 절벽으로 인한 병력 감소라는 위기 상황을 빌미로 각 군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그저 '한 지붕 아래 물리적 통폐합'을 밀어붙이는 것은 미래 장교진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당국은 이러한 군 내부의 뼈아픈 지적과 공감대 형성 과정은 생략한 채, 부지 선정이라는 '부동산 게임'으로 여론의 시선을 돌리고 있다. "호남이 안 되면, 인프라가 좋은 자운대로 가면 반발이 덜할 것"이라는 안일한 계산표를 들이미는 것이다. 장소만 번듯하고 반대가 덜할 만한 곳으로 옮기면 통합의 당위성이 저절로 확보될 것이라는 착각은 행정 편의주의의 극치다.

물리적 통폐합이 합동성 강화?… "명분 없는 사업, 원점 재검토해야"

명분 없는 사업은 부지를 옮긴다고 정당해지지 않는다. 3군 합동성 강화가 시대적 과제라면, 사관학교의 물리적 통폐합이 아니라 합동 교육 커리큘럼의 확대와 교류 훈련 강화를 통해 풀어가는 것이 순리다.

"호남에서 자운대로 가면 없던 명분이 생기나"라는 일각의 촌철살인은 현재 통합사관학교 논의가 얼마나 빈약한 논리 위에 서 있는지를 정확히 찌르고 있다. 당국은 '부지 돌려막기'로 비판을 모면하려는 꼼수를 당장 멈추고, 원점에서 통합사관학교 추진 자체의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부실한 설계도로 지은 집은 땅을 바꾼다고 명품 건축물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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