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혀 호흡이 멈추거나 감소하는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뇌는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각성하게 된다. 환자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 “자주 깬다”, “불안하다”, “가슴이 답답하다”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환자에게 신경안정제를 먼저 처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벤조디아제핀 계열을 비롯한 일부 진정제는 상기도 근육 긴장을 감소시키고 각성 반응을 둔화시켜 원래보다 무호흡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또한 수면 중 산소저하가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수면의학회(AASM)는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성인 환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표준 진단검사로 권고하고 있다. 특히 코골이와 무호흡 증상이 동반된 환자라면 약물치료 전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불면증 환자 중 상당수는 실제로 수면무호흡증, 야간 저산소증 등 다른 수면질환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다”며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신경안정제만 복용하면 잠은 드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연구에서도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진정제 사용에 대한 주의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수면의학 분야 연구진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는 진정제와 수면제가 상기도 허탈을 증가시키고 각성 반응을 감소시켜 무호흡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수면호흡장애 여부를 먼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한 약물치료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뇌파, 호흡, 산소포화도, 심전도, 다리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검사다. 이를 통해 수면무호흡의 중증도(AHI), 최저 산소포화도, 렘수면 중 무호흡 여부, 중추성 수면무호흡 유무, 심장 리듬 이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한진규 원장은 “신경안정제는 불안과 불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숨이 막혔을 때 깨어나는 생리적 방어기전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특히 코골이, 부정맥, 심근 경색, 뇌경색, 고혈압, 당뇨, 고령자 천식 및 폐 질환 등이 있다면 먼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 중 호흡 상태를 확인한 뒤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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