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한 장마철은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자는 장마철 낮은 기압과 높은 습도의 영향을 받아 관절과 근육의 통증을 평소보다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 게다가 활동량 감소와 수면의 질 저하까지 겹치면 피로감은 물론 컨디션도 떨어지기 쉽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영재 교수의 도움말로 주요 자가면역질환별 장마철 건강관리법을 알아봤다.
■류마티스관절염…관절 보온, 실내 스트레칭
류마티스관절염은 손발을 비롯한 여러 관절이 붓고 아프며 아침에 관절이 1시간 이상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질환이다. 장마철에는 관절통과 뻣뻣함을 평소보다 심하게 느끼고 아침 강직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특히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면 관절과 근육이 경직돼 통증이 한층 심해질 수 있다. 긴소매 옷이나 담요 등으로 관절의 보온을 유지하고 실내에서는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것이 좋다. 꾸준히 움직이면 관절의 유연성과 근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신홍반루푸스…흐린 날에도 자외선 차단
전신홍반루푸스는 피부발진과 관절통, 발열, 심한 피로감뿐 아니라 신장·폐·심장 등 여러 장기를 침범할 수 있는 전신 자가면역질환이다. 감염은 루푸스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장마철에는 손과 식품위생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루푸스환자는 자외선 차단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흐린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자외선은 존재하는 만큼 외출 시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모자와 긴소매 옷을 입어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강직척추염…틈틈이 자세 바꾸고 스트레칭
강직척추염은 허리와 엉덩이의 만성통증과 아침 강직이 특징이며 진행되면 척추가 굳어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장마철에는 습한 날씨로 허리와 엉덩이 통증, 척추의 뻣뻣함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비가 온다고 활동량을 지나치게 줄이기보다는 매일 허리와 가슴을 펴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야 한다. 장시간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생활은 척추 유연성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 틈틈이 자세를 바꾸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쇼그렌병…실내 습도 유지, 수분 섭취 충분히
쇼그렌병은 눈물과 침 분비가 줄어 눈이 뻑뻑하고 입이 마르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피로감과 관절통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는 실내에서는 안구와 구강건조가 심해질 수 있다. 찬 바람이 얼굴에 직접 닿지 않게 하고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필요하면 인공눈물이나 구강보습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 충혈이나 통증이 심해지면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베체트병…과로·스트레스 피하고 숙면
베체트병은 반복되는 구강궤양과 성기궤양, 피부병변, 눈의 염증이 나타나며 심하면 혈관이나 신경계까지 침범할 수 있는 전신 염증성질환이다.
과로와 스트레스, 수면 부족은 증상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특히 장마철에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 쉬운 만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입안 궤양이 반복되거나 눈 충혈과 시야 흐림, 피부병변이 심해지면 재발 가능성을 고려해 조기에 진료받아야 한다.
■약물치료 꾸준히, 이상증상엔 신속 대처
한편 자가면역질환자가 공통으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고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이면 질병 활성도가 높아져 재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장마철에는 세균과 곰팡이가 쉽게 번식해 감염 위험도 높아진다.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자가면역질환자는 일반인보다 감염에 취약한 만큼 외출 후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는 등 위생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또 햇빛을 보는 시간이 줄고 실내 활동이 늘면서 비타민 D 부족 위험도 커질 수 있다. 특히 전신홍반루푸스 환자는 햇빛 노출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필요하면 혈액검사와 비타민 D 보충 여부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수분 섭취도 면역 균형을 유지하고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히 장마철 컨디션 저하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박영재 교수는 "평소보다 관절이 심하게 붓고 열감이 지속되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 심한 피부 발진, 호흡곤란, 흉통, 혈뇨, 갑작스러운 손발 부종 등이 나타난다면 질환 악화 신호일 수 있다"며 "단순한 장마철 컨디션 저하로 넘기지 말고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